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을 받던 날 압수수색팀 부부장검사와 통화한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검사 협박 전화다. 이는 매우 위중한 범죄”라며 “검찰청법을 위반하는 직권남용이자 수사외압, 검찰탄압, 법질서 왜곡·와해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압수수색 당시 검찰은 (조 장관) 배우자의 건강이 위중해 보이지도 않았고, (조 장관이) 전화 통화에서 압수수색을 신속하게 하란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밝혔다. ‘신속하게 하라’가 아니라 ‘졸속으로 하라’라고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유리할 때는 장관, 불리할 때는 가장인가”라며 “왜 가장 노릇을, 장관 권력을 갖고 하려고 하는가. 공적 의식도 공적 마인드도 없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또 전날 한 연설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니 검찰에 수사해도 조용히 하라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검찰은 그 말을 듣지 않았고 대통령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회담을 하는 시간에 (검찰은) 우리가 보았던 그런 일을 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장관직을 남용한 수사 외압도 모자라 이제는 청와대까지 나서서 검찰을 윽박지르고 있다. 검찰이 말을 잘 안 듣는다고 했다는데, 사실상 국민이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으로 들린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 탄핵이라는 불미스러운 혼란이 오기 전에 포기해야 한다”며 “(조 장관이) 다음 대정부질문에 더는 국무위원 자격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뉴스1 앞서 조 장관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자택 압수수색을 받을 당시 수사팀과의 통화 여부’를 묻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통화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압수수색 당시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이 왔다”며 “그래서 제 처가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히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처의 건강 상태를 배려해달라고 한 말씀드렸을 뿐, 압수수색에 대해 어떤 방해도 하지 않았고 수사 지휘를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장관은 또 해당 통화에 대해 “그 때 그 전화를 끊었으면 좋았을텐데 후회한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가장으로서 그 정도 부탁은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측은 “지난 23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방배동에 있는 조 장관 부부 자택에 도착해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다. 정 교수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니 갑자기 (통화 상대가) 누구라고 밝히지도 않고 현장 검사와 압수수색 팀장한테 바꿔줬다”며 “전화를 받으니 전화기 건너편에서 ‘장관입니다’고 얘기를 했고, 당시 조 장관은 부인이 몸이 좋지 않고 아들과 딸이 집에 있으니 신속히 (압수수색을) 진행해달라는 얘기를 반복적으로 수회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해당 검사는 이런 통화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현직 장관이 얘기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없어 ‘절차에 따라 신속히 하겠다’는 얘길 수회 하고 끊었다. 동료 검사가 이런 통화에 대해 굉장히 부적절하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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