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한지붕 두가족’ 되나…같은 시간·다른 장소서 각각 회의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9월 27일 13시 53분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27일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각각 최고위원회의와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상태가 현실화 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긴급 의원총회를 동시에 개최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국회 본관 215호에서 최고위원회를 주재했고, 비당권파 오신환 원내대표는 같은 시각 국회 본관 218호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에서 금도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비당권파를 향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결코 당을 위한 행위라고 보지 않고 당과 대표와 최고위를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라며 “당원은 당에 협조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최고위와 같은 시간에 비당권파가 의원총회를 개최한 것을 해당 행위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게 해당 행위가 아닌가”라고 답하기도 했다.

최고위에 참석한 당권파 임재훈 사무총장도 최고위 발언을 통해 “원내지도부가 비상 정국에 대응하기 위해 시간·장소 불문하고 의총을 소집해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책무다”다며 “그런데 지금 최고위가 진행되는 이 시간에 의총을 개최한다는 건 의총 취지에 본말 전도되고 어찌 보면 최고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저열하고 유치찬란한 행태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긴급의원총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긴급의원총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반면 비당권파 의원들은 의총에서 손 대표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지상욱 의원은 “한마디로 조국과 손학규, 똑같은 사람들이다. 양심도 염치도 없고 정치인으로서 리더십도 없고 국민도 없고 당원도 없다”라며 “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인 것을 계기로 창당 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바른미래당의 지도부가 구성됐다고 이해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태규 의원도 “우리 당은 지도체제 무능과 욕심으로 어떤 창의적, 생산적 논의 구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말 개탄스럽다”라며 “거짓말 한 사람, 약속 지키지 않는 사람, 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사람이란 이유로 조국을 비판하는데, 우리 당과 뭐가 다르나.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병국 의원도 “손 대표는 자신의 사퇴 약속을 번복하는 거짓과 대안정치 핑계로 알량한 권력을 쥐겠다는 위선,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으로 마지막 남은 제3정치 가능성까지 짓밟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시라”라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 상황이 비상시국이라고 판단하고 오늘 모임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다져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라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