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서도 전세버스 타고 상경… “檢이 개혁 수용할 때까지 촛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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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파문]주말 대검찰청 앞 대규모 촛불집회

“조국 수호” vs “조국 사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집회와 반대하는 집회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동시에 열렸다. 왼편의 조 장관 지지 측과 오른편에 있는 반대 측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이 격리 펜스를 치고 양측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조국 수호” vs “조국 사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집회와 반대하는 집회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동시에 열렸다. 왼편의 조 장관 지지 측과 오른편에 있는 반대 측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이 격리 펜스를 치고 양측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열렸다. 반포대로는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과 윤석열 검찰총장 집무실이 있는 대검찰청을 양옆에 두고 있다.

28일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가 주최한 ‘제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는 집회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5시경부터 참가자들이 반포대로를 메우기 시작했다. 집회 장소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인근의 교대역(2·3호선)과 고속터미널역(3·7·9호선)에서 내려 대검찰청 앞까지 걸어서 이동하는 참가자도 많았다.

집회 시작 후 시간이 갈수록 참가 인원이 늘면서 오후 7∼8시엔 서초역 일대 이통통신망에 많은 부하가 걸려 휴대전화 발·수신이 되지 않거나 무선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기도 했다. 주최 측은 당초 대검 앞에서 출발해 대법원 정문 앞을 돌아오는 1km가량의 행진을 계획했다가 참가 인원이 예상보다 많아지자 행진을 취소했다. 집회 장소 인근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앞쪽 반포대로에는 광주 충북 경남 대구 등 지방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싣고 온 대형버스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광주에 사는 한 주부가 21일 6차 집회가 끝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상경 버스’를 제안했고 그 뒤로 다른 지역에서도 상경 버스를 준비하자는 글이 SNS에 잇따라 올랐다.

참가자들은 발광다이오드(LED) 촛불과 스마트폰 손전등을 흔들며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쳤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조 장관의 사진과 함께 ‘조국 수호’ ‘특수부 폐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의 문구가 쓰인 종이피켓을 나눠 줬다. ‘정치검찰 물러나라, 자한당(자유한국당)을 수사하라’라고 쓰인 피켓도 있었다. 무대에 오른 집회 참가자들은 검찰을 비난했다. 강원 정선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제가 박근혜 (국정농단 촛불 집회) 때 참석 못 해 미안한 마음 있었는데 오늘 참석해서 이제 그런 마음은 없을 것 같다. 검찰을 개혁하자”고 말했다. 교수들의 검찰개혁 시국선언서에 이름을 올린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받은 표창장(의혹)을 밝히기 위해 전국에서 검사들을 모아 한 달 이상 수사한다”며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공식적으로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당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집회를 생중계했다.

주최 측은 집회 도중 조 장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김경수 경남지사, 노회찬 전 의원의 인연을 소개하는 영상을 틀기도 했다. 집회가 끝나갈 무렵 참가자들은 대검 청사 외벽 윗부분에 레이저를 쏴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 조 장관의 얼굴을 차례로 그리며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조국 수호’ ‘검찰개혁’ ‘정치검찰 OUT’ 등의 문구를 노출했다. 주최 측은 오후 9시 반 “검찰이 개혁을 받아들일 때까지 촛불을 이어 나가자”며 집회를 마무리하고 앞으로 매주 토요일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대검 앞에서는 오후 5시부터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자유연대’가 주최한 ‘제20차 조국 구속, 문재인 사퇴 요구 집회’에는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해 “조국 구속” 등을 외쳤다. 이날 두 집회 참가자들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현장에 배치된 경찰은 인원이 적은 자유연대 주최 집회 참가자들을 여러 겹으로 둘러쌌다. 양측 간의 충돌은 없었다. 이날 집회 현장엔 60개 중대 40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됐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검찰 수사#검찰개혁#대규모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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