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실무협상팀이 4일 스웨덴 스톡홀름서 예비접촉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 넘게 장기간 중단돼 왔던 비핵화 협상이 공식적으로 재개되는 의미가 있다.
북미 협상팀은 이날 스톡홀름 모처에서 예비접촉을 가진 뒤 5일에는 실무협상을 갖고 6·12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행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실무협상 일정을 발표하고 이튿날인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하면서 한때 실무협상이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일단 예비접촉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일 북한 매체는 전날 SLBM 발사에 대해 “외부세력의 위협을 억제하고 나라의 자위적 군사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데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중대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대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새 무기 시험발사에 참관하지 않음으로써 수위를 조절, 판 자체에 미칠 영향을 제한했다. 대미 레버리지를 높임과 동시에 예비접촉 참석 여부 등 미국의 대응을 보면서 실무협상에서의 태도를 시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SLBM 발사에도 미국 국무부는 일단 협상 지속 의지를 표명했다. 다만 이날 예비접촉 결과에 따라 5일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5일로 예정된 실무협상이 하루 이상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전날 미국 협상팀보다 한 발 먼저 스톡홀름으로 출발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7일 베이징으로 돌아온 뒤 평양으로 복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상의 최대 쟁점은 Δ비핵화 정의(최종 상태) Δ비핵화 로드맵 등 비핵화 방법론과 대북 체제보장 및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상응조치 교환 방식이다.
하노이 회담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안보리 제재 해제의 교환을 시도했던 북한에 미국이 ‘영변 플러스알파(+α)’를 요구하면서 결렬됐던 가운데 양측이 기존 입장에서 얼마나 유연성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다만, 김명길 대사는 전날 경유지인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었으므로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간다”며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밝혔다.
김 대사가 언급한 ‘새로운 신호’의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국이 실무협상을 앞두고 ‘영변+α’를 대가로 북한의 핵심 수출품목인 석탄·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보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북한과 미국 모두 예비접촉에 누가 나설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측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대사 대신 차석대표급 인사가 한발 먼저 만나 기본 입장을 교환하고 다음날 실무협상의 구체적인 시간과 방식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북한에서는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미국에서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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