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돌연 미국행에 변혁 술렁…불만 터져나와
하태경 등 바른정당계 "의사표시 없으면 결단해야"
확대 해석 경계하는 安 측에도 일정 차질 불가피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일축하며 독자 행보에 나섬에 따라 당내 비당권파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유승민·안철수 공동 창업주의 재연합이 불확실해진 만큼 동력 상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승민 의원이 전면에 나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행보는 사실상 바른미래당의 분당을 예고하고 있다.
유승민계(바른정당계), 안철수계 의원 15명이 모여 출범한 변혁은 손학규 대표가 퇴진을 거부하는 당내 현 상황을 두고 “미래가 없다”라며 탈당, 신당 창당을 암시해왔고 독일에서 머물던 안 전 대표가 손을 잡으면 이들의 정치적 결단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독일에 이어 미국행을 택하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일 돌연 미국 스탠퍼드대 법대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유 의원의 공개 러브콜에 대한 확답을 미룬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년 총선이 불과 반년 앞으로 다가온 의원들의 불안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유승민계의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의사 표시를 기다릴 수 있는 기한을 11월로 못박았다. 그는 전날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의사표시가 없을 경우) 우리 내부에서 결단을 해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혜훈 의원도 전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 측근들의 발언이라고 인용하며 “안 전 대표 스타일이 문제 있을 때 거기에 끼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문제가 정리되면 꽃가마를 보내드리면 올 분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라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안 전 대표 측은 미국행에 대해 “몇 달 전부터 논의되던 일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의 ‘꽃가마’ 발언에 대해서도 “함께 뜻을 모으는 과정에서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발언”이라며 발끈했다. 안철수계 의원들 역시 “지금 상황이 달라질 것은 없다”, “15인이 함께 움직이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갖춰져 있다”라며 변혁 활동에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복귀가 불투명해진 만큼 변혁 행보엔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총선 전 예고되는 야권발 정계개편에서 최대한 동력을 얻어야 했던 유 의원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안 전 대표가 총선 전에는 복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장성호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아직 판이 정리되지 않아 들어와서 할 역할이 없다. 지금은 돌아올 시점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라며 ‘조국 정국’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 또는 내년 초로 복귀를 내다봤다. 그는 “총선 패스는 끝이다.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선 최소한 의원 30~40석의 자기 사람을 가져야만 대권으로 나갈 수 있다”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안 전 대표와 직접 접촉하며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유 의원은 6일 “당이 위기에 빠져서 극복해보고자 출범한 변혁의 노력에 안 전 대표가 마땅히 힘을 보태주실 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또 안 전 대표의 미국행과 별개로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당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작업을 병행해 세 규합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변혁은 앞서 원외위원장, 청년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한 데 이어 여성 당원들과의 혁신 간담회도 추진해 당내 상황에 대한 생각을 듣는다는 계획이다. 시민들과의 만남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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