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법원이 공개한 조 장관의 동생 조모 씨(52)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 대신에 건강 상태와 범죄 전력이 포함되자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형사소송법상의 구속 기준이 아니라 건강 상태와 범죄 전력으로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면 정 교수도 조 씨처럼 영장이 기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조 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고 했던 검찰의 당초 수사 일정이 조금씩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교사 채용 비리와 관련한 조 씨의 추가 범죄를 먼저 입증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자녀 부정입학과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의 꼭짓점인 정 교수는 추가 조사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 3년 동안 영장심사 포기 피의자 모두 구속
조 씨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혐의는 웅동학원 상대 허위 소송과 교사 채용 비리, 증거인멸 교사 등 크게 세 가지였다.
조 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의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중 소송사기 혐의(배임)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교사 채용 대가로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는 조 씨의 자백이 있었지만 명 부장판사는 오히려 이를 구속이 필요 없는 이유로 삼았다. 조 씨가 챙긴 2억 원의 10%도 안 되는 500만∼1000만 원을 받은 종범(從犯) 2명이 모두 구속됐는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조 씨가 공범을 필리핀으로 도피시키고, “돈을 조 씨에게 주지 않았다”는 가짜 확인서를 작성시킨 정황(증거인멸 교사)이 적시됐지만 176자(字)짜리 기각 사유엔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는 언급돼 있지 않았다. 오히려 양형 사유로 나올 법한 범죄 전력이 포함됐다. 영장심사에서 명 판사가 먼저 검찰 측에 조 씨의 범죄 전력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조 씨의 전과는 음주운전 1건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 부장판사는 올해 1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뿐이 아니다. 조 씨는 스스로 영장심사를 포기했는데, 이런 경우 법원은 예외 없이 영장을 발부해왔다. 서울중앙지법은 2015∼2017년 피의자가 영장심사에 불출석한 32건에 대해 100% 영장을 발부했다. 조 씨의 건강 상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씨는 법원에 자신이 6일 넘어져 7, 8일 디스크 수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조 씨가 6일 부산의 D병원에 입원할 당시 직접 운전해서 간 것을 확인했다. 국정농단 사건 때 최순실 씨 딸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에 관여한 김경숙 교수는 유방암 투병 중인데도 구속 수감됐다.
○ 검찰, 국감 전 영장 청구로 돌파구 마련할 듯
검찰의 웅동학원 비리 수사는 조 씨를 넘어 조 장관 모친인 박정숙 이사장까지 향하고 있다. 웅동학원 관행상 이사장이 외부에서 구해 온 시험지로 교사 임용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시험지가 유출됐다면 이사장이 알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조 씨는 검찰에 박 이사장 몰래 시험지를 빼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뒷돈을 받은 교사 2명 외에 추가로 채용 알선을 시도했다는 정황도 나온 상태다. 조 장관 역시 조 씨가 100억 원대 채권을 얻은 시발점이었던 2006년 소송 당시 웅동학원 이사였기 때문에 배임 관여 여부에 대한 수사 대상이다.
조 장관 가족 측 수사 지연 전략에 검찰 내부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검찰은 이번 주 조 씨의 교사 채용 비리를 기존 2건 외에 더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곧이어 정 교수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음 주는 서울중앙지법(14일)과 법무부(15일), 대검찰청(17일)의 국정감사 등이 예정돼 있다. 영장 발부 권한을 가진 서울중앙지법 관계자와 수사선상에 오른 조 장관, 수사를 이끄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집중 질의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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