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5당대표 ‘정치협상회의’
黃 “일정 합의안돼” 11일 참석거부… 여야 첫 회의 놓고 기싸움만 계속
李는 앞서 “정쟁의 장” 초월회 불참… “당대표가 당리당략만 따져” 비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에 합의한 ‘정치협상회의’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첫 회의 일정을 합의한 적 없다”며 참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7일 초월회(국회의장-당 대표 정례모임) 회동이 열렸을 때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정쟁을 위한 장”이라며 불참한 데 이어 황 대표가 회의를 거부하면서 여야 대표가 당리당략만 생각하며 ‘정치 실종’의 장기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야가 11일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해서 사법과 정치 분야 개혁안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검찰개혁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명쾌하게 검찰개혁을 추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1일 정치협상회의가 열린다는 점을 공식화하며 한국당을 향해 검찰 개혁 법안 처리를 압박한 것이다.
그러자 한국당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를 11일 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초월회 때 저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의장 순방 뒤에 하면 좋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황 대표 측에선 “국회의장 측으로부터 11일 오전 10시 30분 회동을 열겠다는 연락을 9일 받았는데 이틀 뒤에 정당 대표 간 만남을 하기엔 실무진끼리 광범위한 의제를 조율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7일 초월회 회동에서는 문 의장이 국제의회연맹(IPU) 회의 참석을 위해 순방을 떠나는 만큼 13일 이전에 첫 회의를 갖자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황 대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의장실 등에서는 11일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여야가 첫 회의 일정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데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가 있는 검찰 개혁 법안 처리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문 의장이 외부 법무법인 자문을 통해 이달 29일부터 검찰 개혁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도 국회법상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한국당의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문 의장이 민주당의 편을 들어 충분한 논의 없이 조속히 법안을 처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한국당 입장에선 구체적인 의제 없이 대표 간 만남만 부각되는 그림이 연출된다면 자칫 ‘조국 정국 반전용 쇼’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황 대표의 불참에 대해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합의문까지 작성해 언론에 공개까지 했는데 정작 날짜가 잡히자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는 것”이라며 “황 대표의 초월회에서의 합의 이행을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 대표가 7일 초월회 회동 때 불참했던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야당 대표들이 공개발언을 통해 조 장관 사태에 대한 비판이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불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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