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윤석열 검찰총장 접대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를 검증해 ‘사실무근’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어떤 근거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대검이 윤 총장 의혹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을 근거로 해명에 나서자 청와대가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정수석실에서) 검증하는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를 비롯해 (그동안) 어떤 것에 대해서도 저희가 얘기해드린 바 없고 제가 알지도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총장 의혹에 대해 실제 검증 여부와 관련해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도 11차례에 걸쳐 “모른다” “알지 못한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제2의 채동욱 사건’이라는 의혹이 있다”는 질문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윤 총장 접대 의혹에 대해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NCND)’ 태도로 일관한 것을 두고 야당에선 ‘윤 총장 찍어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 이미 적지 않은 불만을 표출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대검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윤 총장 의혹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날 오후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점검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대통령민정수석으로 윤 총장에 대한 검증 총괄 책임자였던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직접 윤 총장 접대 의혹에 대해 검증을 거쳤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청와대 내부에선 윤 총장 접대 의혹을 두고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자칫 청와대와 검찰 갈등 기류가 다시 부각될 수밖에 없는 데다 윤 총장 의혹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청와대의 검증 책임을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접대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윤 총장 찍어내기’라는 음모론은 뜬금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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