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쉽게 위기 얘기하는건 무책임… 세계 무역갈등-경제하강 영향
선진국들과 비교해 상당히 선방… 文대통령 경제관은 실용주의”
한국당 “서민 아우성 눈감고 귀닫아”
이호승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사진)이 13일 경제 상황과 관련해 “너무 쉽게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 경제 위기론에 대해 청와대의 경제 실무 사령탑인 이 수석이 ‘위기가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경제 현장에서 들리는 서민들의 아우성에 눈감고 귀 닫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즈니스 사이클(경기 변동)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처럼 수출을 많이 하면서 성장을 이끌어 가는 나라로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8일 “세계 무역 갈등 심화와 세계 경제 하강이 우리 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악화된 경제 상황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가 월평균 5회라고 소개하며 “대통령의 경제관은 현실주의, 실용주의”라고 했다.
경제 위기론과 관련해 이 수석은 “비즈니스 사이클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것을 위기라고 평가하지 않는다”며 “그런 점에 있어 (한국 경제를) 위기라고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하게, 또 너무 쉽게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경제 상황에 대해 계속해서 나쁜 점을 지적하고 나쁘다는 인식을 심으면 결국 그게 실현이 돼서 진짜로 경기가 나빠지는데 이에 따른 피해는 누가 책임지나”라고도 했다.
이 수석은 또 “한국 경제의 기적에 대해 찬양을 하든 비판을 하든 각자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그 기간만큼, 그 무게만큼 책임을 같이 져야 될 문제”라며 “특히 경제 전문가라면 본인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듯 현상에 대해 말씀을 쉽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수 야권의 경제 관료 출신 등을 겨냥하면서, 동시에 현 경제 상황이 단순히 문재인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취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 수석은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 7개 국가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제시하며 “일본이 1.0%, 독일이 0.5%인데 한국은 2.1%”라며 “상대적으로 비교를 해보면 (한국 경제가)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0.4%를 기록하면서 제기된 디플레이션(장기적인 물가 하락) 우려에 대해 이 수석은 “(디플레이션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이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 등이 상승해 물가가 올랐던 것일 뿐 디플레이션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수석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난달 물가는 1, 2개월이면 사라질 물가”라고도 했다.
이 수석의 브리핑에 대해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청와대는 경제 정책 대전환을 요구하는 야당과 언론의 지적을 정치적으로 공격하지 말고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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