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백마 행군 이후 주민들에게 연일 충성심을 강요하고 있는 가운데, 선대 방식을 능가할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16일 ‘혁명의 성지’ 백두산에서 백마를 탄 김 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서도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모습이 담긴 사진을 추가적으로 공개하고 “우리 혁명사에서 진폭이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모습 공개 이후 노동신문에서는 연일 사설과 정론을 통해 우상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신문은 18일 3면에 ‘절세의 영웅 우리의 장군’이라는 정론 기사를 싣고 “세계를 딛고 조선이 올라선 높이와도 같은 백두산정에 8년 세월 승전천리를 질주한 천하제일 명마를 타고 오르신 그이의 거룩한 영상은 세계의 절정에 서신 현 세기의 최강의 영수, 위대한 태양의 모습”이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이날 기사에서는 ‘김정은 조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선대인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끌어올렸다.
전날(17일)에도 사설을 통해 ‘백두영장의 준마행군길’이라면서 주민들의 충성을 강조했다. 1면에 실린 사설은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수하시려는 신념의 선언”이라며 “천하제일 강국을 반드시 일떠세우시려는 의지의 분출”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이 백두산을 혁명의 성지로 여기고, 김 위원장이 중대결심을 할 때마다 이곳을 찾았다는 상징성을 볼 때, 이번 등정은 김 위원장이 선대를 잇는 정통 후계자임을 부각함과 동시에 강한 지도자상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또한 김 위원장이 탄 백마는 백두혈통의 상징물인 데다, 선대들의 신화적인 이미지와도 연결되면서 김 위원장의 우상화가 선대 방식의 반열에 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작업과 관련, 북한이 이미 선대 방식의 우상화를 뛰어 넘기 위한 ‘김정은 개인숭배’ 작업에 돌입해 ‘김정은식 우상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최근 헌법을 개정해 국무위원장의 권한을 더 강화하는 등 제도적인 조치에서는 이미 선대를 능가했다는 평이 나오는 데다, 집권 이후부터 시작된 ‘김정은식’ 개인숭배 작업이 공개석상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의 성과로 꼽히는 ‘12년제 의무교육제 개편’ 당시 북한은 ‘김정은 혁명역사’ 과목을 교육과정에 개설하고, 이후 교사들은 김 위원장이 “세 살 때부터 총을 쏴 목표물을 백발백중 맞췄다”는 등의 신화를 가르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3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의 주석단 벽에 김 위원장의 대형 초상화가 걸리기도 했다. 특히 활짝 웃는 모습의 초상화, 즉 살아있는 김 위원장의 ‘태양상 초상화’가 걸렸다는 점도 우상화 작업의 본격화로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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