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권 곳곳에서 ‘선거연대론’이 제기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탈당파, 우리공화당의 선거연대가 내년 4월 총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물리적 통합이 보수진영에 최선의 ‘플랜 A’이지만, 선거연대라는 ‘플랜 B’도 보수통합에 준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전략에 기반한 것이다.
●통합 어려우면 선거연대부터?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정당의) 선거 연대는 당연히 해야 한다. 좌파 쪽에선 선거연대를 분명히 할 것”이라며 “사회주의 연대를 막아내기 위한 범우파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한국당이 공천을 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이나 우리공화당 후보를 밀어주는 이런 방식이냐”는 질문엔 “당연히 맞다”고도 했다.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인 김 의원이 이례적으로 바른미래당도 연대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물밑에서도 보수 정당 인사들 간 연대론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지난주 친박 핵심 의원은 우리공화당 인사들과 선거연대 방안에 대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한국당 의원은 “‘보수가 모두 분열돼 총선에서 과반을 못 얻는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냐. 적극적인 선거연대를 해야한다’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들의 구상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 그리고 우리공화당이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 ‘반문(문재인) 전선’을 구축하자는 게 핵심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통합이라는 물리적 결합 보다는 선거연대가 서로 부담이 적어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통합 전당대회를 통한 단일 대표 선출과 각 당의 지분 협상 등 합당 논의는 곳곳에 협상이 어그러질 수 있는 ‘지뢰밭’이 많다. 하지만 선거연대는 법적인 구속력 없는 정치적 합의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같이 이해관계에 따라 합의 뒤 얼마든지 파기할 수 있다. 그만큼 합의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 친박 “유승민 입당보단 연대가 덜 부담”
유 전 대표의 바른미래당 탈당과 신당 창당 구상도 “보수정당 간의 선거연대를 염두에 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월 정기국회까지 예산과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마무리하고 그 이후 저희들 결심을 행동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선 탄핵에 찬성했던 유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합당 또는 입당은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중립 성향의 한국당 의원은 “유 전 대표가 계파의 지도자로 있는 한 골수 친박의 반발이 심해 당 대 당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일단 변혁과는 물리적 통합을 시도하되, 우리공화당과는 선거 연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총선을 앞둔 정치상황에 따라 두 당과의 선거연대론이 급물살을 탈수도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에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 해야한다. 대아를 위해 소아를 내려놓으면 통합 길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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