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은 “지난 2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적지 않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며 “한국 불교 역사를 대표하는 원효 스님은 화쟁(和諍)의 가르침을 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쟁의 중심은 지공(至公)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공은 지극히 공정하고 가장 공정한 경지라는 의미”라며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사회를 가장 공정한 사회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시다면 부디 흔들림 없이 그 길을 더욱 힘차게 걸어가시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화쟁 사상은 문 대통령이 7월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국민 통합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꺼낸 화두이기도 하다.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는 “정부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갈등을 해소하는 단초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일본과의 수출 규제 문제 같은 외교 사안에 대해서도 국민들 사이에 분열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앞장서 달라”고 했다. 김영근 성균관장은 “정치권은 현안만 가지고 싸우지 말고 먼 미래를 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은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고 규정하지 말고 국론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남북 공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남북의 평화적·자주적 공조가 유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송범두 천도교 교령도 “여우와 두루미라는 동화는 역지사지를 못 해서 생겨난 것이다. 종교 간, 사회 간 통합을 위해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은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갖는 신뢰가 상당하다. 검찰, 언론, 교육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도 크다”고 했다. 7대 종단 중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서 정부가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도 있지만 한미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며 “통합된 국민들의 힘이 있다면 어느 쪽이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앞서 가진 차담회에서 인도네시아 대통령 취임식 특사로 다녀온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인도네시아가 일본의 앞마당인데 (한-인도네시아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하자 “한국은 부담 없는 나라이고 경제 성장 경험이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것이 한국 외교의 강점”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