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강산 南시설 철거”]
평화경제 제안에 北 계속 엇박자
文대통령 “DMZ, 산티아고길 되길”… 23일도 평화지대화 계속 추진 밝혀
한국당 “너절한 대북정책 폐기를”
“그것은 북한만이 알고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금강산 일대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 경제’를 강조하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다”고 말했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김 위원장이 금강산 시설 철거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를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이어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만 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기는커녕 전례 없는 움직임과 발언을 내놓는 것에 대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금강산 시설 철거 발언으로 비핵화 협상, 남북 교류 등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내에선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의 김 위원장 참석 여부를 두고도 “이제는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는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를 통한 남북 경제특구 구상 등 평화경제를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펠리페 6세와의 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처럼 평화의 길이 되어 세계인이 함께 걷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에서 “남북관계에 있어 정부가 속도를 내달라는 요청도 있지만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며 “이 시점에 통합된 국민들의 힘이 있다면 어느 쪽이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대북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너절한 평화경제’를 고집하는 문재인 정부에 북한이 ‘너절한 남측 시설 철거’로 응답했다”면서 “남북관계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닌 결과가 악담뿐인가. 이제는 ‘너절한 대북정책’을 폐기하고 실효적인 대북정책으로 답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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