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0시 10분경 서울중앙지법의 2층 서관 입구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섰다. 선글라스처럼 생긴 갈색 뿔테 안경을 낀 채 회색 재킷을 입고 있었다.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푹 숙인 정 교수는 취재진이 “국민 앞에 섰다. 심경은 어떠한지”라고 묻자 변호사를 한 번 쳐다본 뒤 짧게 답하고는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 321호 법정으로 향했다. 올 8월 27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정 교수가 57일 만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선 것이다. 정 교수는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7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 정 교수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내 사진은 특종 중의 특종”이라며 자신의 모습이 공개되는 것에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돼 점심시간 1시간과 오후 4시부터 20분 동안 잠시 휴정을 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은 “정 교수가 극도로 힘들어하고 있다. 아무래도 건강 문제가 있으니 2시간 하면 쉬어야 한다”고 했다. 그 뒤 재개된 영장심사는 오후 5시 50분경 끝났다. 영장심사에만 6시간 정도가 걸렸다.
정 교수는 영장심사 종료 뒤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한 채 나왔다. 정 교수는 6세 때 사고로 오른쪽 눈을 실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영장심사 뒤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과 함께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정 교수는 저녁식사를 한 뒤 영장 발부 여부를 규모 6.56m²(약 1.9평)인 독방에서 기다렸다. 구치소에서도 정 교수는 안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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