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신-윤광웅 등 전직 국방장관 “대북 대응력 충분할때 이뤄져야”
브룩스-벨 前한미연합사령관도 ‘文대통령 임기내 전환 목표’에 우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한국군의 대북 대응 능력 등의 조건이 충분히 갖춰졌을 때 이뤄져야 한다고 역대 국방부 장관들과 전 한미연합사령관들이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르면 대통령 임기 내를 전작권 전환 목표 시점으로 정한 것과 달리 시기를 못 박지 않거나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동신, 윤광웅, 김태영,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미국 특파원 출신 언론인 모임인 한미클럽이 30일 펴낸 ‘한미저널 3호’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김태영 전 장관과 한민구 전 장관은 전작권 조기 전환에 반대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각각 장관을 지냈다. 특히 전작권 전환에 긍정적이거나 전환을 적극 추진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동신 전 장관과 윤광웅 전 장관 역시 전작권 전환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에서 김동신 전 장관은 “한미가 합의한 조건이 충실히 이행됐을 때 전작권을 전환하면 된다”고 했다.
한미가 2014년 합의한 전작권 전환 3대 조건은 △안정적인 전환을 위한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한미 연합 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구비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필수 대응 능력 구비였는데, 이 조건이 충족됐을 때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한 전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로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합목적성이 정책적 합리성과 군사적 판단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미동맹의 지속, 일정 규모 이상의 미군 주둔 유지, 정전협정의 관리 및 유지 임무를 하는 유엔군사령부의 기능 보완 등에 대한 한미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태영 전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한미연합사가 기능을 발휘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주한미군 규모 감축이나 철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 정부가 조속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현실을 무시하고 자존심만 중시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도 “북핵 문제는 전작권 전환 시점을 정하는 데 있어 중대한 요인”이라며 “한국군의 지휘 능력 등이 충족되는 것이 중요하며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환 계획이 핵심은 아니다”라고 했다.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미클럽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은 전쟁 시 재래식 전력과 핵의 동시 사용이 가능해졌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개념의 전작권 전환은 지지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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