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4일 “국가 간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은 평화가 뒷받침될 때 제대로 작동될 수 있고 지속가능한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일본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G20 의회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이것이) 한반도에 평화가 간절히 요청되는 이유”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의장은 제1세션 ‘자유롭고 개방적인 공정무역 및 투자 촉진’에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북한이 문호를 열면 대륙 경제권과 해양 경제권이 만나는 주요한 길목이 열린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끊어진 남과 북의 철로를 잇고 이 철길이 유라시아 대륙철도와 연결된다면 한반도는 해상은 물론 육상의 길목에서도 세계 물류와 무역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사람과 물류의 자유로운 이동은 가스·전력·북극항로의 개발 등 다방면의 협력으로 이어져 세계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해양에서 대륙으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단순한 교통이 아니다. 세계 평화와 번영의 레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핵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우리의 소망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G20 의회 대표단의 굳건한 지지와 협력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문 의장은 “지금 세계는 자국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위한 국가 간 무역 갈등의 심화로 글로벌 교역·투자가 위축되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을 이루어온 자유무역질서에 커다란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G20 회원국들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의장은 “세계경제 공동번영의 토대인 국제 분업체계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상생협력의 자유무역질서 회복을 위한 G20의 정책적 관심과 공동대응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상호 긴밀히 연계된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원칙을 저버린다면, 협력을 통한 상생번영의 토대를 유지할 수 없다”며 “원칙에 기반 한 자유무역 규범의 확립과 그 이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자유무역에 포용의 가치를 증진할 필요가 있다”며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개발도상국도 자유무역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세계시장에의 실질적인 접근과 참여를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이 수출하는 상품에 대해 관세 혜택을 적용하고 도로·전력·ICT 등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을 돕는 등, 개발도상국 기업들이 국제적인 자유무역 네트워크에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문 의장은 우리 정부가 향후 WTO(세계무역기구) 협상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자유무역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선진 경제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의지”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대한민국은 자유무역의 가치를 지키고 자유무역질서를 더욱 포용적으로 만들고자 다방면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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