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일 “영남권, 서울 강남 3구 등을 지역구로 한 3선 이상 의원들은 용퇴하든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면서 황교안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인적쇄신론을 공개 제기해 파장이 일고 있다.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한국당에서 터져 나온 인적쇄신 요구가 박찬주 전 대장 영입 논란으로 흔들리는 황교안 체제는 물론이고 보수 통합 등 향후 정치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친박(친박근혜)계 재선인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현역 의원은 출마 지역과 공천 여부 등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의 결정에 순응해야 한다”면서 “저부터 앞장서 당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 강세 지역인) 영남권, 서울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 등에서 3선 이상을 지낸 선배 의원들께서는 정치에서 용퇴를 하시든가,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 주시기 바란다. 원외 전·현직 당 지도부,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를 겨냥해선 “당 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의원 109명 중 3선 이상 중진은 모두 35명(32%)이고, 김 의원이 지목한 영남권과 강남 3구의 3선 이상은 절반가량인 16명이다. 이 중 불출마 선언을 한 사람은 최다선인 6선 김무성 의원(부산 중-영도) 1명뿐이다.
김 의원의 주장에 초·재선 의원은 동조했다. 비례대표 초선 유민봉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의 총선 불출마를 재확인하면서 중진 불출마를 촉구하며 인적쇄신론의 불씨를 이어갈 계획이다. 초선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에서 큰 책임을 지셨거나 정부 고위직을 맡았던 분들은 험지에서 길을 열어 달라”고 썼다. 하지만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일부 중진은 “선수(選數)로 끊어 퇴진시키자는 건 정치공학적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한동안 당내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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