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노영민 실장 대신해 예결위 전체회의 출석
野, 강기정 출석 거부…"국회에 올 이유가 없다"
野, 대통령 비서실장 출석 요구…與 "관례 안맞아"
6일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출석 문제로 결국 파행됐다.
당초 예결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비경제부처들에 대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개의 거부로 예정된 시각에 열리지 못한 상태로 있다가 결국 오전 10시40분께 파행됐다.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한 고성과 삿대질로 논란을 빚은 강 수석의 예결위 출석에 한국당이 반발하면서다.
한국당은 강 수석 해임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강 수석의 예결위 출석도 거부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그저께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저는 강 수석이 더 이상 국회에 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여당 원내대표가 아직 답이 없다. 강 수석이 국회에 올 이유가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도 강 수석 사퇴와 청와대의 사과가 있어야 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전체회의 파행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당은 (강 수석과) 접촉을 금하는 방침까지 세웠기 때문에 (예결위 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운영위 국감 파행 당시 청와대 비서실의 문제에 대해 비서실장이 나와서 국민과 국회에 사과하고 강 수석 해임 요구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인지 답변하는 게 맞다”고 했다.
예결위는 오후 2시 속개를 예고했지만 실제 이날 회의가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강 수석 출석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비서실장 불출석에 대한) 양해도 안 돼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정무수석이 왔다“며 ”강기정은 (국회에) 올 자격도 없다. 비서실장이 전체 책임자니까 나와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서실장 출석은 관례에 맞지 않는 요구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 잘 협의해서 가능한 오후 2시까지 예결위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도록 하겠다“며 ”비서실장이 오는 것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관례와 관행에도 안 맞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예결위 오전 회의가 파행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밤 늦은 시간에 여야 간사들이 합의해서 오늘 제가 참석을 했는데 회의가 열리지 않게 돼 저는 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강 수석은 ”국감장에서 제가 항의하고 소리쳤던 것에 대해서는 제가 분명히 유감을 표명했다“며 ”그날 정의용 실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이야기에 불쑥 끼어든 건 백 번 제가 잘못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라면 저는 얼마든지 져야 될 위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영위에서의) 그 일이 주말을 거쳐 다시 국회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해서 오늘 예결위에서 관련된 질의가 있으면 답을 하려고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답변이 사과나 유감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질문이 나오는지 보고 답하려고 했다“며 ”예를 들어 운영위에서 여야 합의로 조정된 (사과) 문구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다시 하려고 했다. 그것이 사과일지 뭘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부연했다.
그는 다만 ”국회도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날 (피감기관들이) 답변을 했는데도 (야당은) ‘어거지’라고 했다. 그런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좀 과하게 됐다“며 ”저 때문에 국회가 원만히 돌아가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께 참 송구하다. 나 원내대표와 야당은 통 큰 마음으로 양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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