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이 던진 ‘보수대통합’…당내·변혁·우공 치열한 ‘수싸움’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7일 16시 36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자유우파 ‘보수대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한국 당내 문제, 유승민 의원(변혁) 측과 수싸움, 우리공화당과의 관계 등 걸림돌이 첩첩산중이어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먼저 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을 달성해 내년 총선을 승리하기 위해선 당 안팎에서 인적쇄신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계파 갈등을 우려해 ‘물갈이’ 엄두를 못내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유승민 의원은 ’서로 손가락질하고 잘잘못을 따지면 보수통합은 불가하다‘고 밝히며 한국당에 입장을 정리해줄 것을 촉구했지만, 정작 황 대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황 대표가 전날 보수대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하며 통합을 둘러싼 공(과제)을 유승민 의원에게 넘기자 유 의원은 ’탄핵책임을 묻지 말고 개혁보수를 지향하고 새집을 짓자‘라는 세 원칙(조건)을 걸어 공을 다시 황 대표에게 넘기며 유리한 고지를 위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비상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가 3년 전의 이 문제(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를 갖고 서로 손가락질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묻는다면 보수통합은 불가능하다”며 “탄핵은 헌법적, 정치적으로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더 이상 잘잘못을 다지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것이 그동안 얘기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의 의미”라며 “한국당이 이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동의하지 않으면 통합이라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 의원은 보수대통합을 위해선 Δ탄핵의 강을 건너고 Δ개혁보수를 지향하며 Δ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세 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한국당이 세 가지 원칙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그 당에 17년 있었던 제가 잘 안다”면서 “황 대표와 한국당이 이 세 가지 원칙에 대해 쉽게 보거나, 속임수를 쓰면 안 된다. 세 가지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것은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 대표는 기자들이 ’세 가지 원칙‘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런 것 때문에 앞으로 협의해 나가는 것 아니겠나. 앞으로 잘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우리공화당은 통합의 조건으로 ’유승민 의원을 포함 탄핵 5적에 대한 정리‘를 내세우고 있어 한국당에서 추진하는 보수대통합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공화당은 유 의원을 포함한 변혁 의원 등을 겨냥한 듯 ’진짜 보수와 가짜 보수를 가려야 한다‘며 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보수대통합론‘에 대해 “진정성이 없고 신기루 잡는 이야기”라며 “우리(당내 변화와 혁신 비상행동) 내부에선 (기존 계획대로) 창당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화당부터 변혁 비상행동까지 다 통합하자는 이야기는 마치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이 다 통합하자는 이야기랑 같다”며 “그렇게 뭉쳐봐야 만날 지지고 볶고 싸우고 할텐데, 차라리 안 뭉치는 게 낫다”고 회의론을 피력했다.

한편 변혁 내부 입장에서도 한국당과의 통합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다.

변혁 내 유승민계 인사들은 유 대표와 마찬가지로 한국당과의 통합은 일부 조건이 맞으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안철수계 인사들은 다르다. 안철수계 인사들은 한국당과 통합 자체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변혁 신당기획단장을 맡은 권은희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 이를 명확하게 천명하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며 “세대교체를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정치세력으로 총선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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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왼쪽),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2019.9.16/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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