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0일 만찬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선거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언성을 높이며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청와대 관저에서 황 대표와 손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함께 2시간50분 가량 만찬 회동을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심 대표는 정의당에서 당력을 기울이고 있는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적극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선거제 개편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국회에서 처리 중에 있다.
정의당에 따르면 심 대표는 “선거제 논의가 ‘밥그릇’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정의당이 가장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이렇게 선거제 개편 문제가 화제에 오르자 황교안 대표는 “패스트트랙은 자유한국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라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정동영 대표가 전했다.
이에 심 대표는 물론 다른 당 대표들까지 “한국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반론을 펴면서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특히 손학규 대표가 “정치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하자, 황 대표가 “그렇게라뇨” 라며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가 다소 격앙되자 문 대통령이 나서 웃음기 띤 얼굴로 말렸다고 한다. 결국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서로 ‘소리를 높여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국회에서 잘 처리되기를 바란다”며 상황을 정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회동 이후 브리핑에서 “선거법과 관련해서 황 대표는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안된다고 강조했으며, 이 대표는 앞으로 잘 협의해나가자 말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대통령이 초청한 자리에서 뜨거운 논쟁 토론이 진행된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싸우지 않을 것을 갖고 싸우니 문제이지, 싸울 것을 갖고 오랜만에 싸웠다. 이런 정치 토론은 자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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