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한 달 가까이 비어 있는 법무부 장관 자리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청와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추 의원의 입각을 포함한 내각 교통 정리를 본격화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3일 “청와대가 여러 경로로 후임 법무부 장관 추천을 의뢰했고, 추 의원이 적합하다는 쪽으로 뜻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 정권의 일관된 인사 방침인 ‘여성 발탁’ 기조에도 맞고 판사 출신으로 법조계를 잘 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추 의원을 후보군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차기 법무부 장관의 제1조건으로 ‘비(非)검찰 출신’을 꼽는다. 여기에 지명부터 임명까지 홍역을 앓았던 ‘조국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도 중요 고려 사항으로 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검찰 개혁의 고삐를 강하게 쥐고 가려면 검찰 출신으로는 곤란하다”며 “현역 의원의 경우 인사청문회 통과가 수월하다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5선인 추 의원의 입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중진 불출마 등 인적 쇄신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 의원이 입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서울 지역 불출마 중진이 최소 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옅은 추 의원의 입각을 통해 여권의 ‘탕평’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추 의원은 친문, 86그룹 등 민주당 내 주요 계파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다는 평가다. 또 추 의원이 대구 출신인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표 확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총선 차출을 청와대에 요청한 민주당은 관료 출신 라인업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집권당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해 전·현직 장차관급 관료들의 영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중진 의원은 “야당의 경우 영입 인사가 낙선하면 곧바로 백수가 되지만, 여당은 낙선해도 다른 임명직을 맡을 수도 있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 험지를 공략하고, 정당 득표율을 최대한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의당 등은 정당 득표율의 비중을 강화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김학민 전 순천향대 산학협력부총장, 황인성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입당식을 열었다. 김 전 차관은 민주당이 2016년 1월 김정우 의원 이후 근 4년여 만에 영입하는 기재부 출신 인사다. 김 전 차관은 고향인 경기 이천에, 김 전 부총장은 충남 홍성·예산에, 황 전 수석은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각각 출마할 예정이다. 세 곳 모두 민주당이 17대 총선부터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한 지역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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