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14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한미 연합훈련 조정’ 발언에 대해 “미국 측에서 유연한 접근법으로 북미 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가 있기 때문에 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연합훈련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조정된 형태로 연중 균등되게 시행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미 군 당국은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방한 길에 오른 에스퍼 장관은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언제라도 만일의 사태에 준비돼 있다”면서도 “외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따라 훈련 태세를 더 큰 쪽으로든, 작은 쪽으로든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으로 군사훈련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군사 연습이나 훈련에 변화를 준다면 미군의 준비태세를 위태롭게 하지않는 방법으로 한국 정부와 협의한 뒤 실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발언은 지난 6일(현지시간)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이 “우리는 북한의 분노에 기반해 훈련을 시행하거나 규모를 조정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과 온도차가 있다.
앞서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지속적인 불만을 표출해왔다. 전날엔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이달 중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조선반도 정세를 원점으로 돌리는 경솔한 행동”이라며 맹비난했다.
지난 6일에는 권정근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계획을 언급하며 “우리의 인내심이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발언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북미 교착국면을 돌파해보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에스퍼 장관은 15일 개최되는 한미 간 연례 안보협의기구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위해 14일 방한한다. 한미 국방장관은 SCM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동맹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에스퍼 장관은 오는 23일 0시부로 공식 종료되는 지소미아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재고를 바란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방한 길에 오르면서도 한일 갈등은 북한과 중국에만 이익이 된다는 미 국방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최 대변인은 “정부의 현재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일본이 부당한 보복조치를 철회하고 양국 간 우호관계가 회복될 경우 지소미아를 포함한 여러 조치들이 재검토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