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대표주자 격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53)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세대교체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86그룹 국회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86그룹 좌장 격인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55)는 18일 이와 관련해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개개인의 거취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 정치의 가치나 노선과 문화, 구조를 어떻게 혁신하고 발전시킬지와 관련한 지혜 차원에서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정치문화나 구조에 대한 언급이 86그룹에 대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걸로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래 세대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권에) 진출할지의 문제도 있을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남아서 일할 사람은 하고, 또 다른 선택할 사람은 다른 선택도 하는 것”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세대 간 조화도 있을 수 있고 경쟁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해서 해소, 해결해 나갈지가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86그룹 대표 정치인인 민주당 우상호 의원(57)은 ‘86그룹 용퇴론’과 관련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우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파동 이후에 우리 세대에 대해서 이런 저런 질타가 쏟아졌는데,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가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약간 모욕감 같은 걸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이 정치를 하는 분들이나, 같은 지지자들이 ‘기득권화되어 있는 386 물러나라’라고 직접적으로 공격하지 않아도 자꾸 그런 뉘앙스들의 기사가 나오면 마음속에서 ‘진짜 그만둘까?’라는 이런 생각이 든다”며 “(386세대) 대표적인 사람이 임종석, 이인영, 우상호지 다른 사람이 있는가”라고 밝혔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총선 불출마 선언을 넘어 잠정적으로 정계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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