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연기 직접 결정한 트럼프
“난 목적지 데려다줄 유일한 사람… 김정은 빨리 협상 타결을” 트윗
北김계관, 18시간만에 담화 발표
“트럼프에 자랑거리 주지 않을것… 美와 무익한 회담엔 흥미 안가져”
한미 양국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연합 공중훈련을 전격 유예한 것은 실무진의 반대를 무릅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트위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유일한 사람”이라며 “빨리 행동에 나서 협상을 타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게 중국, 러시아와 밀착해 ‘새로운 길’을 찾지 말라는 압박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곧 보자(See you soon)!”며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트위터를 올린 시점은 훈련 유예가 발표된 지 10시간 만이었다. 지난달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북-미 협상과 관련해 내놓은 첫 반응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8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북)와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곧 보자”고 말한 지 약 18시간 만에 “새로운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했다”며 북-미 협상의 산증인이 신속히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김 고문은 이어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무익한 회담에 흥미를 갖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북-미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대화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의 연합훈련 연기나 조정 발언에 대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직접 반응하는 등 북한 고위급들의 비교적 즉각적인 반응이 최근 잇따르면서 스스로 제시한 연말이라는 협상시한에 발이 묶여 미국에 새로운 입장을 촉구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간 대화 움직임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가운데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외무성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18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일각에선 북-미 간 물밑접촉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최 부상은 북-러 간 양자 협의를 위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향후 행보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등을 부차적인 문제로 선을 긋고 북한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의 선제적 제거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미 실무협상이 험난한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앞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4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미 실무회담이 11월 중, 늦어도 12월 초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5일 스톡홀름 실무접촉을 통해 장시간 상호 입장을 확인한 만큼 다시 한 번 만나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갈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