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영입하며 청년지지 얻겠다니” 돌직구에 황교안 고심 커지나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20일 09시 27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홍대 한 카페에서 ‘청년×(곱하기) 비전+(더하기)’ 자유한국당 청년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페어플레이, 청년 취향저격, 빨대뽑기 등을 주제로한 청년정책비전을 발표했다. 2019.11.19/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홍대 한 카페에서 ‘청년×(곱하기) 비전+(더하기)’ 자유한국당 청년정책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페어플레이, 청년 취향저격, 빨대뽑기 등을 주제로한 청년정책비전을 발표했다. 2019.11.19/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년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공정’과 ‘정의’를 내세워 청년정책비전을 제시했지만 쓴소리만 들어야했다.

황 대표는 ‘자녀의 채용 비리, 입시비리에 연루된자 당 공천 배제’ ‘국가장학금 규모 1조원 증액’ 등을 골자로 정책비전을 내놨지만, 청년들은 이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황 대표 바로 앞에서 돌직구 발언을 쏟아냈다.

‘공관병 갑질 논란의 박찬주 전 대장 영입 등 청년들의 신뢰를 잃는 행보를 하면서 어떻게 청년지지를 얻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샤이보수를 넘어 쉐임(shame)보수라 부른다. 보수라는 자체가 수치심이 든다’ 등 발언 수위도 강해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이에 향후 한국당의 2차 인재영입 발표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그동안 논란을 불식하고 참신한 영입을 통한 총선 바람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한국당은 인재영입과 관련해 연이어 논란이 발생하자 2차 인재영입을 무기한 미룬 상태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청년×비전+’ 행사에 참석한 청년들의 입은 거침이 없었다. 이들은 한국당이 공모를 통해 초대한 ‘청년정책비전 공감단’ 30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청년들은 황 대표가 발표한 ‘청년 곱하기 비전 더하기’ 청년정책비전에 관심을 두기보단 총선을 앞둔 한국당의 행보에 대해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부산대에서 ‘반조국 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힌 황모씨는 “황 대표가 발표한 민부론, 민평론 다 봤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집권했을 때 추진할 수 있는지, 그럴듯한 말을 적어놓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인하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신모씨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샤이보수’를 넘어서 ‘셰임(shame)보수’라고 말하는데 그 자체가 수치심이 든다”면서 “또 한국당은 젊은층이 보이지 않는 ‘노땅정당’이란 말도 있다. 청년, 청년 부르짖지만 청년들이 설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모씨는 평일 오후에 열린 행사 시간부터 비판했다. 그는 “청년 목소리를 듣겠다면서도 평일 오후 2시에 행사를 연 것은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들은 오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부르면 오는 여의도 청년들, 금수저·은수저 청년들만 생각하고 행사를 기획한 것은 아닌가. 이런 디테일 하나부터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자신을 전국대학생 광화문 집회를 주최하는 공정추진위원회 대포로 소개한 김모씨는 황 대표와 눈을 맞추면서 “청년과 국민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지만 그렇다고 야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하다”며 “공관병 갑질 논란이 있는 박찬주(전 대장)영입을 하려고 하면서 어떻게 청년층 지지를 얻겠다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황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30분가량 이어진 청년들의 발언들을 메모했다. 황 대표는 마무리발언을 통해 “여러분들 얘기하는 것들을 다 메모했다. 답해야겠다는 부분 별표치고 꼭 해야겠다는 부분 동그라미 2개를 쳤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아주 날카로운 말씀 잘 들었다”면서 “제가 한국당에 와서 방향성으로 정한 하나가 청년친화 정당이다. 그래서 청년최고위원, 청년대변인이 와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더 노력하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도 “얘기할 시간이 없어서 적당한 발언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며 청년들의 돌직구 질문들에는 답하지는 않았다.

이날 청년들로이 날선 비판을 쏟아낸 것은 최근 황 대표와 한국당 지도부의 행보가 ‘청년층 확장’, ‘중도층 포섭’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그동안 당 지도부는 당 혁신, 보수통합과 총선 승리 밑거름 마련을 위한 혁신 작업의 핵심으로 청년·여성 등 정치신인 영입을 강조해지만 정작 발표한 1차 영입명단에는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 외엔 청년·여성인재는 눈에 띄지 않았다.

도리어 1차 인재영입 대상에 ‘공관병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포함돼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특히 박 전 대장 영입은 황 대표가 공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1호 영입’으로 인식됐다.

한국당은 2차 인재영입에선 ‘국민 공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차 인재영입 명단 발표를 두고 청년 지지층뿐 아니라 당 최고위원들도 반발하는 등 거센 반발이 일자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이에 황 대표가 그동안 강경·보수 이미지를 벗고 청년·여성층에 다가가려고 힘써온 만큼 2차 인재영입에서는 ‘청년’과 ‘여성’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지난 11일 1차 인재영입 당시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면서 2차 인재영입에서는 제대로 된 검증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명수 인재영입위원장은 청년 인재영입 관련 물음에 “몇 퍼센트(%)라는 수치를 제시할 순 없지만 (청년 인재를) 우선적으로 영입하겠다”며 “검증 기준과 절차를 강화하고 청년 여성 인재 영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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