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내 교통사고 가중처벌과 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민식이 법’ 국회 통과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20일 23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사이 21만명의 청원자가 해당 게시글에 동의하면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의 답변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어린이들의 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 글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23만명을 돌파했다.
전날 19일 오후 8시까지만 해도 2만7000여명의 청원을 받으면서 하위권에 머물던 게시글이었지만 같은 시각 MBC에서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스쿨존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게시글은 폭주했다.
민식 군의 어머니 박초희씨는 “저희 유족들은 국민 청원을 통해 이런 슬픔을 막아달라고 외쳤고 기자회견을 수없이 했다.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단 하나의 법도 통과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그는 “스쿨존에서 아이가 차량에 치어서 사망하는 일이 없어야 하고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차량이 미끄러져 사망하는 아이가 없어야 하고 아이가 다치면 빠른 안전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 아이가 타는 모든 통학 차량 등 학원 차량은 안전한 통학버스이기를 바란다”며 “대통령님이 공약하셨다.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 2019년에는 꼭 이뤄지기를 약속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19일 ‘민식이 법’ 청원의 동시 접속자 수가 5만명이었다고 한다”며 “방송을 보고 상당히 많은 국민들이 국민청원을 누르고 갔다”고 말했다.
민식 군 아버지라고 밝힌 최초 청원인은 “대한민국에서 최소한의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받고자 아이들의 이름으로 된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촉구하고 희망하며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적었다.
청원자는 국회에 계류 중인 ▲해인이법 ▲한음이법 ▲제2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등을 언급하며 “이렇게 많은 아이들의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에 있다. 준비되지 않았던 예기치 못한 이별에 피해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 앞에 눈물로 호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의무이며 정치권의 의무이자 어른들의 의무”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일하는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시 이날 운전자들이 스쿨존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실행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스쿨존 내 교통 사망사고 가중처벌과 단속 카메라 설치 등을 의무화하는 ‘민식이 법’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며 “법제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스쿨존의 과속방지턱을 길고 높게 만드는 등 누구나 스쿨존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라”고 말했다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출입기자단 메시지를 통해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