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日 조치 없으면 지소미아 종료”…NSC “외교 노력 검토”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1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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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소집해 논의를 마쳤다. 매주 목요일 오후 정례 회의를 개최해오던 것과 달리 오전 중에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8시45분께 청와대에서 NSC 상임위를 소집해 약 1시간 가량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오후 일정을 고려해 회의 시각을 앞당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NSC 상임위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위원장인 정의용 안보실장을 비롯해 외교부·국방부·통일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 1·2차장 등 총 8명을 당연 참석 대상으로 하고 있다. 부처 장관이 부득이하게 참석이 어려울 경우 차관이 대리 참석할 수 있다.

차관 대리 참석 없이 강 장관이 직접 참석할 수 있도록 회의 일정을 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NSC 상임위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하루 남긴 상황에서 이뤄지는 터라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 8월22일에도 NSC 상임위 논의 과정을 거쳐 당일 오후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NSC 상임위에서는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된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각각의 상황에 따른 후속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차례 결렬됐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관한 의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전략물자 수출규제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지소미아의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일본이 지소미아의 종료를 원하지 않는다면 수출통제 조치와 함께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한국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 나가야할 것”이라며 지소미아 종료의 불가피성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다면 일본과 함께 노력을 해나가겠다”며 여지를 남겨둔 만큼 희박하기는 하지만 일본의 태도 여부에 따라 극적으로 상황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수출규제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조치가 없다면 지소미아는 자연스럽게 종료될 것이라는 정부 입장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정무수석 비서관은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은 뒤 기자들을 만나 “김현종 2차장이 미국을 다녀오고, 또 다른 외교부 라인은 마지막까지 일본과 대화를 하고 있다”며 “(지소미아 문제는) 오늘이 거의 마지막 정국 같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오늘 (한일 간 물밑)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내일은 (더)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고민도 있다”며 “저희는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 쪽과 종료가 불가피한 2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NSC 상임위원들은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검토하고 주요 관계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국가안보실은 지소미아 종료를 ‘한일 간 현안’으로, 미국을 ‘주요 관계국’으로 지칭하는 등 청와대 차원에서 매우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소미아 종료가 향후 대미(對美)·대일(對日) 외교 관계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방위비도, 지소미아도 뭔가 진행 중일 때는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이 사실 많지 않다”고만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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