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 해체 수준의 쇄신을 제안했던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3선, 부산 금정구)이 황교안 대표의 무기한 단식에 대해 “취지의 순수성은 이해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선거법 개정안 포기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단식으로 촉구한다”라며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가 김세연 의원의 쇄신 요구에 대해 대답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김 의원은 21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연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진행자가 황 대표의 단식투쟁과 ‘총선 책임’ 발언 등이 쇄신론에 대한 대답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의원은 “총선 불출마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 답변을 하신 걸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이 내달 3일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올리겠다고 공언을 한 상태다. 또 바로 코앞에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다가와 있다”며 “거기에 대해 상당한 국가적인 위기의식을 느껴서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도부를 압박하거나 이렇게 하려고 했던 것은 저의 의도가 아니다. 제가 판단하고 있는 현 상황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제 나름대로 제안한 것”이라며 “그 수용 여부는 지도부를 포함해서 자기 당의 구성원 각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총선에서도 우리가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 당 쇄신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적극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도부 두 분이 현 직책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으니 책임을 느끼고 불출마하되, 지도부를 구성하고 계신 두 분은 선도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두 분’은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말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언급했던 표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앞서 그는 한국당을 두고 ‘역사의 민폐’, ‘좀비 같은 존재’ 등의 표현을 썼다.
김 의원은 “‘좀비’라는 표현에 대해서 거부감이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제가 처음 쓴 표현이 아니라 여러 사설, 칼럼에서 계속 써왔던 것이다. 사석에서도 많이 쓰고 있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또 “‘역사의 민폐’라는 표현은 불출마 선언하면서 그냥 일상적인 어휘로만 그 뜻을 밝힐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의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한국당이 새로운 건강한 보수 정당의 출현을 가로막고 있는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궁극적으로 새의 양 날개로 날아야 하는 대한민국이 추락하는 원인 제공을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대로 버티는 것보다는 새로 태어나는 것이 낫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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