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7일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메콩국 영부인들과 함께 부산시립박물관을 찾아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전’을 관람했다.
이날 관람에는 메콩 5개국(베트남·태국·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중 날리 시술릿 라오스 영부인과 나라펀 짠오차 태국 영부인, 쩐 응우엣 투 베트남 영부인이 함께 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은 배우자 없이 방한했고 앞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장모 건강 악화로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수행을 통해 불·보살에 버금가는 존재로 여겨지는 나한들의 상(像)이 전시됐다. 메콩 유역 국가들 중 불교 국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전시를 마련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오전 10시쯤 영부인들과 전시회 대기실에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전시회 설명을 들은 후 인사말을 통해 “부산은 대한민국에서 불자들이 가장 많은 곳이고 불심이 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도시 가까이에 신라 때부터 오래된 사찰이 함께 공존했다”며 “라오스·메콩의 ‘전부 다 함께하는’ 탁발과 같이 일상에 불심이 녹아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예전 통일신라, 고려시대 등 아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항상 한국사람 마음에는 불심이 함께 있었다”며 “매일매일 불심을 함께하고 있는 메콩 국가들과 함께하고 싶은 게 대통령과 저의 마음”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끝으로 활짝 웃으며 “메콩, 아세안 정상회의가 있어서 나한전은 참 귀하게 전시된 작품”이라며 “우리 여사님들이 오셔서 부산시민들이 전시회를 함께 몇 달 동안 볼 수 있게 됐다.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나라펀 짠오차 태국 영부인은 “정말 행운이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김 여사와 영부인들은 전시장으로 이동해 배기동 관장 등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나한상들을 관람했다.
메콩 영부인들은 관람 도중 ‘당시 승려의 모습인지, 한국인의 모습인지’, ‘어떤 돌로 만들었나’, ‘언제 발굴됐나’ 등을 물으면서 ‘매우 아름답다’, ‘평화로운 모습이 감명 깊다’고 말하는 등 깊은 관심을 표했다.
관람을 마친 김 여사와 영부인들은 생황과 단소의 2중주로 연주된 ‘수룡음’을 듣고 장구, 징, 아쟁, 대금, 피리의 반주에 맞춘 승무를 함께 관람했다.
나라펀 짠오차 태국 총리 부인은 전시회와 공연을 관람한 뒤 “태국에서는 완벽한 조각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 나한상들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일반인들이 명상으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감명 깊다”고 말했다.
쩐 응우엣 투 베트남 총리 부인은 “나한들이 우리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에 김 여사는 “한-메콩이 같은 불교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오늘 전시와 공연으로 함께할 수 있고 이 모든 것이 통하는 데에 매우 기쁘다”며 “오늘 나한상의 미소를 보면서 여사님들의 모습이 떠올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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