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평화 위한 지혜 달라”…말레이 총리 “DMZ평화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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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8일 12시 29분


문재인 대통령과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28/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28/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5분쯤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의 대변자’로 일컬어지는 마하티르 총리를 향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의 현인으로서 존경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혜를 나눠주시길 바란다”며 “양국간 협력이 아세안 전체 협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목표가 같아 양국 관계 역시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동방정책이란 인도네시아가 1980년대부터 국가 발전을 위해 자국의 기술연수생·유학생들을 한국에 파견하는 내용으로, 마하티르 총리가 처음 구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두 정책이 조화롭게 접목돼 4차산업혁명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스마트시티, 할랄 산업 등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 방산, 보건 중소기업 등 구체적인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또 양국이 내년 수교 60주년을 맞는 데 대해 “양국은 서로 영감을 주며 함께 발전해왔다”며 “말레이시아의 조화·화합의 정신은 우리에게 영향을 줬고, 우리 새마을 운동은 말레이시아의 볼레(Boleh)로 이어졌다. 지난해 양국 간 무역 규모는 200억불에 달하고 인적 교류도 100만 명을 넘을 만큼 서로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너무나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라며 “한국이 말레이시아보다도 개발 분야에서 뒤처져 있을 때부터 방문했는데, 한국이 비약적 발전을 거둬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의 급성장 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한다”며 “최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동안 토론이 정말 유익했고 결실을 맺었다”고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관련해 “진심으로 환영한다. 한-아세안 관계는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고 정부의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에 대해선 “저희 말레이시아는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지지한다. 국제평화지대가 설립이 된다면 분명히 남북간에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 정상은 본관 1층 충무실로 이동해 1시간30분가량 공식 오찬을 가졌다. 오찬은 양 정상이 오찬사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오찬사 서두에서 말레이시아어로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전해 말레이시아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월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당시 마하티르 총리가 취임 후 첫 국빈으로서 맞이해 준 데에 감사를 표하면서 “말레이시아 중학생들이 부른 한국 노래는 깊은 감동으로 남았다. 양국 우정의 상징인 페낭대교와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굳건했고 한류-할랄 전시회에서 양국 경제협력의 무한한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하티르 총리가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거듭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총리님을 뵐 때마다 ‘아시아의 현인’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며 “총리님은 한반도 문제에도 많은 지혜를 주셨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에도 많은 영감을 주고 응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아시아의 정신으로 함께 협력할 때 ‘경제는 성장하지만 정치·외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아시아 패러독스(Asia Paradox)도 뛰어넘을 수 있다”며 “아시아의 가치가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다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한국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변치 않고 똑같은 것은 한국인들의 따뜻함과 친절한 환대”라고 덕담을 전하면서 우리 드라마 ‘겨울연가’를 직접 언급해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아울러 “한국이 대(對)아세안 지역에 참여와 공약을 한 걸 소중하게 여긴다”며 “한국이 견실한 지역협의체를 설립하면서 번영하는 아세안 공동체를 만들고자 지원하는 것도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향후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스마트도시, 스마트팜, 천연자원 관리 등에서 협력을 크게 넓힐 수 있다면서 “지식기반 경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우리의 야심찬 계획을 추진해 더 위대한 경제·사회 발전을 이룩하(자)”고 제안했다.

끝으로 최근 많은 우리 국민들이 말레이시아를 휴양지로 많이 찾아 요리 분야 등에서 문화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중 김치가 말레이시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소개해 참석자들이 밝게 웃기도 했다.

이 자리에 우리 정부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함께 했으며 국회에선 백재현, 강병원,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리했다. 경제계에서는 권평오 코트라(KOTRA) 사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이영훈 포스코건설 CEO, 성열기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등이 왔으며 청와대에서는 이호승 경제수석,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말레이시아 측에서는 사이푸딘 빈 압둘라 외교부 장관, 고빈드 싱 디오 통신멀티미디어부 장관, 줄키프리 아흐마드 보건부 장관 등이 함께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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