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19 위반 아랑곳않고 또 도발…‘대남 무시-대미 압박’ 포석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8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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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23일 서해 창린도 이어 28일 동해안 연포서 도발
9·19 군사 합의 위반 항의에도 아랑곳않고 발사 감행
류성엽 "韓이 '디시전 메이커' 아니란 사실 정확히 알아"
양욱 "북한, 유엔 제재 상관없이 대화 대가 요구하는 중"
양무진 "한반도 긴장 고조 통해 미국의 셈범 전환 유도"

북한이 연평도 포격전 9주기인 23일 서해에서 해안포를 사격한 데 이어 28일 동해에서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가운데 이는 우리 측과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려는 전술로 풀이된다.

북한은 2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휘 하에 해안포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25일 9·19 군사 합의 위반임을 명확히 하고 26일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강력 항의했다.

북한은 28일에는 동해에서 도발을 이어갔다. 북한은 이날 오후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를 2발 발사했다. 이에 우리 군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이 이처럼 수일에 걸쳐 서해와 동해를 오가며 도발을 감행한 것은 우리 측과 미국에 동시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행보가 우리 측에 대한 의도적인 무시와 배제를 다시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이 23일 해안포 사격에 대해 9·19 군사 합의 위반이라며 항의했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도발한 점이 북한의 이 같은 태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2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북한은 한국이 이 판에서 메신저 역할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디시전 메이커’가 아니란 사실을 정확히 안다”며 “지금 북한은 내부적으로 핵과 미사일의 개발을 지속하기 위한 지연 전략의 일환으로 통미봉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에 일종의 대가를 요구하는 측면도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유엔 제재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자신들에게 대화의 대가를 내놓고 중간 정산을 해 달라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연말 북미 대화를 앞두고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켜서 미국의 셈법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북한은 한국이 북미 대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라는 메시지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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