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금융위 ‘유재수 해명’때 백원우와 사전조율 정황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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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하명 수사 의혹 파문]
백원우, 김용범 당시 부위원장과 수시로 연락 주고받은 단서 확보
‘靑인사들 인사청탁 대가로 유재수 감찰 무마’ 진술도 확보
특감반원들 보복 감찰 지시 의혹도

금융위원회가 2017∼2018년 백원우 당시 대통령민정비서관과의 조율을 거쳐 청와대의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해명자료를 낸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검찰은 또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관련 첩보보고서를 처음 올린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직원에 대한 보복 감찰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백 전 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1차관)과 유 전 부시장의 감찰과 관련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은 단서를 확보했다. 2017년 10월경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세 차례 조사를 받은 유 전 부시장은 사표를 내는 조건으로 감찰이 중단됐지만 이후 사표를 내지 않고, 갑자기 병가를 냈다. 그 뒤 금융위는 두 차례 청와대 측 시각이 그대로 반영된 입장을 밝혔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우선 금융위는 2017년 12월에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부시장이 11월 13일부터 병가 중에 있고, 과장이 직무 대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본인 확인 결과 검찰 수사를 받은 사실이 없음을 알린다”며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방어했다. 유 당시 국장은 75일 동안 병가를 낸 뒤 지난해 3월 금융위에서 사직 처리됐고, 같은 해 7월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영전했다.

지난해 12월 27일에는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유 전 부시장의 대기발령 사유에 대해 “본인이 병가를 신청했고, 청와대 감찰 결과 품위손상 관련 인사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최 당시 위원장은 또 “자세한 내용은 청와대로부터 들은 바가 없고 본인의 명예에 관한 일이고 해서 저희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함께 정무위에 출석한 김 부위원장은 유 전 부시장 관련 감찰 결과 통보를 백 전 비서관에게서 받았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또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무마해준 이유가 청와대 인사들이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관련 각종 인사 청탁을 한 것에 대한 대가 관계라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확보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천경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46), 윤건영 국정상황실장(50), 김경수 경남도지사(52)와 함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금융위 ‘인사 논의’를 했다. 유 전 부시장이 특정 보직에 A, B, C등급으로 나눠 3명의 후보군을 제시하면 이들이 1명을 선택하는 구조였다. 이들은 엑셀 파일 100시트에 달할 정도로 장기간 금융권 인사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에게 인사 청탁을 한 대가로 감찰 무마를 해줬고, 유 전 부시장이 백 전 비서관을 통해 자신을 감찰한 청와대 특감반원들에게 보복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특감반 관계자들은 “특감반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골프를 쳤다는 음해성 투서가 민정수석실에 접수된 뒤 1년이 지나서야 감찰이 시작됐다”며 “그때 특감반원이 ‘아, 유 전 부시장이 실세구나’ 하고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 hun@donga.com·고도예 기자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유재수#백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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