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부끄러운 정치인의 한 사람이었다”며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몸 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 법정에 섰다”라며 “정치 입문 과정과 정치를 해오는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았다. 저도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지는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여러분 죄송하다.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겠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책임을 지는 일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그동안 왜그리 번민이 있었는지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위해 노력은 하고있다. 당 대표는 추운 겨울에 노천에서 몸을 던져 단식까지 했다. 정당 역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원내에서는 패스트르랙에 태워진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막기 위해서 필리버스터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왜 지금까지 국민 속에서 함께 하지 못했는가. 국민은 왜 자유한국당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에 혁신을 바라는 목소리를 제지하지 말 것과 국민과 소통할 것을 당부했다. 또 청년들의 일자리, 외교·안보, 저출산과 고령화, 북핵·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금의 자유한국당은 너무나 작은 그릇”이라며 “우리 스스로를 깨부수고 큰 그릇을 만드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 새 술과 새 부대를 위해 저의 자리를 비우겠다. 어떠한 당직이나 원내 선출직에 출마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 대표께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한다. 20대 총선 막장공천으로 당을 분열시키는데 책임이 있는 정치인, 최고 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호가호위했던 정치인, 거친 언어로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면서 당을 어렵게 만든 정치인도 이제는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판사와 검사, 장차관과 장군 등 이른바 사회적으로 성공한 특권층만으로 채워진 웰빙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게 노력해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국민영웅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유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국민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사시다가 돌아가신 부모님, 부족한 저를 성원해주신 포천 가평, 그리고 초재선 때의 연천 지역주민들, 저를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 저를 믿고 따라준 보좌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경기 포천시에 지역구를 둔 비박계 3선 의원이다. 한국당 현역 의원중 5번째로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수도권 의원중에는 처음이다. 앞서 김무성 의원(6선)과 유민봉 의원(초선)에 이어 김성찬 의원(재선), 김세연 의원(3선)이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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