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등정-당 전원회의 예고… 美 양보 없으면 강경노선 시사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 밝힌 뒤 비핵화 협상 중단 등 행동나설 듯
내달 8일 생일때 ICBM 쏠수도
2월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에도 친분 관계를 과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를 향한 무력시위 가능성을 내비치며 연말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박정천 인민군 참모장을 내세워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무력 사용 가능성에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 김정은, 백두산 등정과 전원회의 카드 동시에 꺼내며 대미 압박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2년 3개월 만에 김 위원장을 향한 ‘로켓맨’ 발언을 꺼내며 대북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밝힌 것에 대해 북한은 즉각 강 대 강으로 맞받았다. 김 위원장은 49일 만의 백두산 백마 등정 보도를 통해 연말까지 미국의 양보가 없을 경우 보다 강경한 노선을 선택할 것을 시사했다. 4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백두산을 찾은 김 위원장은 박정천 군 참모장과 군종 사령관, 군단장 등 고위 군 간부들과 함께 말을 타고 백두산 항일혁명 유적지를 돌아봤다. 앞서 동행했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대신 부인 리설주와 백두산을 찾았다. 수행원들과 모닥불을 피워 함께 쬐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이달 하순 열린다는 것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4월 10일 열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어야 한다”며 자력갱생을 25차례 강조했었다.
이런 까닭에 연말까지 북-미 실무협상도 열리지 않고 전원회의가 8개월 만에 열리게 되면 강도 높은 대미, 대남 비난에 이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은 미국의 협상 태도와 남한의 대북 태도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보유국 지위 강화 입장을 천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트럼프 발언에 ‘매우 불쾌하다’는 김정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에 이어 다시 한 번 미국과의 연말 협상 도출에 실패한다면 강도 높은 무력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박정천 참모장이 이날 담화를 내고 이례적으로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며 김 위원장의 심리 상태를 공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 참모장은 담화에서 “지금 이 시각도 조미관계는 정전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전원회의, 내년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와 관련된 ‘새로운 길’을 천명한 뒤 이를 뒷받침할 무력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내년 김 위원장 생일인 1월 8일을 기점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이 있고 북한은 이를 우주개발용이라고 해명하려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 교서까지 지켜본 뒤 2, 3월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북-미 상황에 대해 청와대는 4일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하반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군사 활동을 증강하고 있어 우리 군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립외교원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현재 위태로운 상황처럼 보일 수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선 계속해서 대화와 외교적 해법을 추구하고, 군사적 방위태세와 준비태세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