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나에 대한 오해 답답하지만, 중요한 것은 혁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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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6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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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새정부 국정운영 정책설명회에서 국정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새정부 국정운영 정책설명회에서 국정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지난 4일 오후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유력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집무실 책상에는 5일 오전 열리는 국가경제자문회의 보고서가 놓여 있었다. ‘제2의 벤처붐’ 조성방안이 담긴 보고서다.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며 지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는 김 의원의 첫 마디는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제2 벤처붐’을 반드시 실현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첫째도 둘째도 경제”라며 “우리 경제를 살리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고 ‘제2의 벤처붐’을 통해 혁신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따로였던 금융과 경제정책을 함께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줄 리더십이 필요하고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날 총리 후보로 고려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의 ‘친재벌’ 비판으로 착잡할 테지만 차분히 그의 경제철학에 대해 짚어나갔다.

김 의원은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30대 재벌 중 16개를 내손으로 정리하는 재벌개혁을 이뤄냈고 방만했던 금융기관도 구조조정을 했다”며 “경제와 금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혁신성장을 추동해달라는 것이 대통령이 나를 총리로 고려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당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통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줄곧 ‘혁신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4선의 김 의원은 재정경제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재경부 차관을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IMF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30대 재벌 중 16개를 정리했고 10개였던 시중은행을 4개로 통폐합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인수위원장 격이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100대 국정과제를 선정·발표했다. 현 정부 정책 기조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권의 핵심 인사들과도 호흡을 오래 맞춰온 부분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당일 개표가 진행되며 당선이 확실해질 무렵, 문 대통령이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다”며 “인수위 없이 바로 시작해야 하니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맡아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인수위에 있었기 때문에 김 의원은 위원장직을 맡아 곧바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 최고의 국정운영 철학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는데 뜻을 모으고 문재인 정부의 공약 실천 5년 로드맵을 짜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들이 매일 아침 8시가 되면 무조건 모여 분과별로 토론하고 쟁점을 정리했고 매일 내가 결론을 내려줬다”며 “두달동안 매일 회의를 해서 100대 과제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이 그때 당시 가장 강조했던 경제 키워드는 포용적 혁신성장으로 혁신벤처 생태계를 통한 선순환 성장에 의기투합했다”고 했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를 통해 재벌 중심 경제를 탈피해 혁신 벤처기업들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40년은 재벌 중심의 경제성장이었다면 이젠 재벌 스스로도 기술혁신이 필요해 사내벤처를 만들고 키우려고 한다”며 “혁신벤처 생태계를 우리 경제 전체가 갈망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 의원은 유력 총리 후보로 거론되면서 실은 보수성향이고 친재벌 정책을 펼 것이라거나 종교인 과세를 반대했다는 ‘오해’와 ‘비판’에 대해 “오해가 자꾸 사실인 것처럼 퍼져나가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심경을 드러내면서도, 경제정책에 대한 신념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사실관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비판들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고 해명하는 것보다는 평생 ‘경제통’으로 살아온 경제부총리 출신으로서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더 할 말이 많다고 했다.

김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속성상 비용이 늘어나 시행 초기에는 부작용이 어쩔 수 없이 일어나지만, 그 비용은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각오를 했던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노동과 복지조건이 열악하다는 오명을 개선하자는 결단이었다”고 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서서히 전체근로자의 임금이 늘어나 고용의 질이 올라가고 고용률이 높아지면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면서 “지표가 갑자기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5년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선 경제정책의 성과들이 당장 바로 눈 앞에 짠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현직 대통령은 답답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대목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혁신성장이고, 혁신성장의 성과가 함께 따라 붙어줘야 한다”며 “그 성과를 문 대통령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의 해법은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 육성이다. 김 의원은 “선진국과 중진국, 후진국 가릴 것 없이 4차산업혁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작고 빠른 놈이 큰 공룡을 이길 수 있는 판이 깔렸고 이제 우리도 벤처 성공신화를 이뤄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그의 해법은 금융혁신이다. 벤처 창업에 도전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사업자금이기 때문이다. 집을 담보대출 받아 사업자금을 마련하거나 퇴직금을 쏟아붓는 식으로는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것. 김 의원은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핵심은 금융혁신이다”라며 “금융계에서 1%만 움직여도 50조원이 모일 수 있기 때문에 기업금융을 늘려 혁신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투자만 해온 금융업계가 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모험자본 육성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도 이 부분 때문에 나를 필요로 하시는 것으로 안다”며 “답답해하는 혁신성장의 성과가 나타나야 우리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경제에 희망을 주는 리더십이 가능해진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현재 우리 경제부처의 리더십은 금융과 경제가 떨어져 있다”고 짚으면서 “정무감각을 가진 사람이 국무총리로서 통합 드라이브를 걸어 자원이 시장논리에 따라 선순환되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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