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도발 움직임]“관계 좋지만 적대감도 분명 존재”
‘재선 방해말라’ 이례적 공개 언급… “김정은, 한국과 좋은관계인지 몰라”
남북관계 부정적 평가 내비쳐 주목… 비건 연내 방한 가능성 제기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이 내년 11월 3일 미 대선에 미칠 가능성을 언급하며 적대적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 도전을 거론하며 북한에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대선 전 도발 말라”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북한을 협상에 다시 관여시킬 계획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북한을 지켜볼 것이며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내가 내년에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가 선거에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3년간 아주 잘 지내 왔다”며 “그가 선거를 방해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미 대선과 연계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주요 성과로 내세워 온 자신의 재선 가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매우 좋지만 (우리 둘 사이에) 어떤 적대감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하다”며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남북 관계에 대해 “김 위원장이 한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앞으로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한 직후 남북 관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듯한 언급을 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일부 책임을 한국에 돌리고 향후 북한 설득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점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 비건 방한도 관심
이달 중 방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의 방한이 경색된 북-미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건 지명자는 3일 비핵화 협상에 대해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고수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판문점에서 비건 지명자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만난다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외교부와 미 국무부는 그의 방한 필요성에는 깊이 공감하지만 조율 과정에서 특정 날짜를 못 박기는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건은 비건 지명자의 부장관 임명 시기다. 이달 25일 크리스마스 이후 새해 첫날까지 사실상 휴가에 돌입하는 미국 사정을 고려하면 남은 시간이 빠듯해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 주 정도에만 방한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유세를 본격화해야 하는 시점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탄핵 조사, 지지부진한 미중 무역협상 등 여러 난제에 직면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북한 문제에 집중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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