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을 맡게 된 심재철 의원(5선·경기 안양동안을)은 198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줄곧 공격수를 자처해왔다. 한국당에서 흔치 않은 호남(광주) 출신인 심 원내대표는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이끌었다. 졸업 후 MBC 기자로 입사한 뒤 1995년 신한국당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발을 디뎠다. 16대 국회에 등원해 이명박 정부 때는 주류 친이(친이명박)계 모임이었던 ‘함께내일로’에서 활동했으나 19, 20대 국회를 거치며 계파색이 엷어졌다. 20대 국회 상반기에는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해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의 전산시스템에서 청와대 등의 비공개 업무추진비 명세를 확보해 공개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았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9월 ‘조국 사태’ 때는 정부를 규탄하며 삭발도 감행했다.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3선·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은 당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한국당 새 원내지도부는 투쟁가와 협상가가 만났다는 평가도 있다. 박근혜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대표적인 친박계 중 한 명으로, 청와대가 국가정보원 특활비를 받아 여론조사를 하는 등 20대 총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견발표에서 “제 딸이 수능시험 치는 날 저는 서울중앙지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노끈을 욕실에 넣어두고 죽을 때는 망설이지 않으려고 했다”며 결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어 “투명인간처럼 살던 어느 날 식당에 들렀다가 낙서를 하나 발견했다. ‘내가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데 누가 내 편이 돼줄까’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말을 들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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