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내년에도 선미후남 기조…군사적 긴장 고조 전망”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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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교착국면 지속…대외관계 영향 심화
북미 협상 불투명…'새로운 길' 중러 관계 강화
자력갱생 강화하면서 제재 속 경제 활로 모색

남북관계 교착 국면이 내년에도 지속되는 가운데,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없을 경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통일부는 17일 ‘북한정세 2019년 평가 및 2020년 전망’이라는 자료를 내고, 북한이 ‘민족자주’ 하에 우리 정부의 독자적 역할이 없다고 판단하는 한 대남 태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통일부는 그러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전진이 없을 경우, 내년에 한미 연합훈련이나 신규 무기 도입 중단 등 안전보장 이슈가 쟁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북한의 반(反)보수 비난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같은 판단은 올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no deal) 이후 만들어진 북한의 선미후남(先美後南) 기조에 기인한다. 북한은 하노이 이후 사실상 정부와 대화를 단절하고 미국과의 협상만 진행해오고 있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기능을 유지하고 관영매체보다 북한 주민의 접촉이 힘든 대외선전매체를 활용해 대남 비난을 한 점 등을 근거로 최소한의 협력 여지는 남겨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북미협상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길’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지난 6월에는 시 주석이 처음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등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강화시켜왔다.

러시아의 경우에도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첫 북러 정상회담이 지난 4월에 열렸고, 이후 북러 간에 분야별 인사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북미협상에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지는 만큼, 중러와의 관계 강화 속에서 대외 여건 개선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미협상의 진전이 없을 경우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미협상 중단 등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도 “2017년도와 같은 극단적 대립을 지향하면서 미국의 정책변화에 따라서 대화 계기를 지속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러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서 대미 지렛대로 계속 활용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내적으로는 북한이 자력갱생 기조를 강화하며 제재 국면 속에서 경제활로를 모색하는 힘을 쓸 것으로 봤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10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자립경제 토대 하에 자력갱생’ 관철을 결정한 바 있다. 또 김 위원장은 4월12일 첫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경제제재에 자력갱생으로 대응하는 방향을 강조했다.

북한은 이같은 기조 아래 삼지연·양덕·원산 등 관광지구와 발전소 등 대형 건설 공사 진행에 총력을 기울이며 자력갱생 강화 행보를 보였다.

특히 내년은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이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2016~2020) 전략 종료 시한이기 때문에 북한이 동원가능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자력부강’, ‘자력번영’을 추구할 것으로 통일부는 예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어떤 성과를 낼 지에 대해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제재 극복을 위한 중국, 러시아 등과 경제협력 강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통일부는 제재에 따른 침체 국면은 지속되지만 북한의 민생경기는 현재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GDP 성장률은 지난 2017년 -3.5%, 지난해 -4.1% 등 꾸준히 마이너스세였지만 쌀값, 유가 등 시장물가와 환율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제재 국면 속에서 안정세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 “제재의 영향력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북한 경제에서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에 비하면 현격히 낮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식량의 경우에는 2-19년 북한 곡물 생산량이 최근 3년 평균인 469만t 보다 낮은 464만t으로 추정돼 식량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통일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답보상황이 지속되면서 북한이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김계관·김영철 등 고위인사의 연쇄 대미 입장을 19차례 발표하며, 연말 시한과 새로운 길 가능성으로 위협하고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자위적 국방력 강화 명목하에 13차례 발사체 시험을 하고 최근에는 동창리 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두 차례 감행하며 ‘새로운 길’을 준비하는 듯한 행보를 전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군사분야 공개활동 역시 대폭 확대돼 지난해 6회에 그쳤던 공개활동이 올해 23회로 늘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공개활동을 통해) 군 사기진작과 내부 결속 도모 및 대미압박 시현의 목적을 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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