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국무총리로 지명하자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입법부 수장이자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행정부 수반인 국무총리(서열 5위)로 ‘격하’된 건 전례가 없는 만큼 “사상초유의 일이 발생했다”고 비판에 나섰다.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모두 역임한 인물로는 백두진·정일권 전 국회의장이 있지만 이들은 국무총리 후 국회의장을 지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국회의장에서 국무총리로 ‘역주행’ 한다는 비판이다.
한국당 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무참히 짓밟고 국민의 대표기관 의회를 시녀화하겠다고 나섰다”며 “삼권분립이 무너진 독재,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독재, 오직 대통령만 보이는 독재”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 대변인은 “입법부 수장이었던 전 국회의장을 행정부 2인자인 총리로 세우겠다는 건 전례 없는 발칙한 도발”이라며 “입법부를 행정부 견제기관이 아닌 부속기관으로 전락시킬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범여권에서도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 인사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과 대안신당 최경환 수석대변인은 한 목소리로 “국회의장 출신이 국무총리를 맡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평가했다.
다만 인사청문회는 여야 이견 없이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청문과정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능력·자질·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보이콧 카드가 원내 전략으로 고려되고 있진 않다”며 “다만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가 전례가 없는 만큼, 추후 청문 과정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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