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A 비공개 실전 배치 논란…“스텔스 기술 보호” 해석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8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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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F-35 전력화 행사 비공개 이례적…北 눈치 지적도
류성엽 "스텔스 기술은 형상 설계의 비중이 90% 정도"
"디자인이 많이 공개되면 레이더 반사 등 취약점 노출"
양욱 "유튜브서 기체 볼 수 있는데 비공개 이해 안 돼"
스텔스 기능,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
미국 1980년대 개발한 F-117 시작으로 F-22, F-35 등 계승

북한 핵·미사일 기지 타격 임무를 맡을 F-35A 스텔스 전투기가 17일 비공개 기념 행사 후 실전에 배치됐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지나치게 북한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핵심 기술인 스텔스 기능을 감추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공군은 17일 청주 공군 기지 격납고에서 비공개로 F-35A 전력화 행사를 열었다. 원인철 공군 참모총장과 F-35A 도입 관련 일부 방위산업체 대표만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화 행사는 신무기 실전 배치를 알리고 국방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행사다. 그런 전력화 행사를 비공개로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공군은 비공개 개최 이유에 대해 “F-35A는 다른 전투기들보다 훨씬 더 엄격한 보안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며 보안을 이유로 제시했다. 굳이 F-35A 기체를 대중에 노출해 북한에 대응할 기회를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새 스텔스 전투기의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공군의 입장에는 일리가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1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스텔스 기술은 형상 설계의 비중이 90% 정도다. 디자인이 많이 공개되면 어떤 각도에서 어느 정도의 레이더 반사가 이뤄지는지 예측할 수 있다”며 “취약점이 노출되면 전술적인 측면에서 대응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일반에 수차례 노출된 F-35A를 이제 와서 숨긴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뉴시스에 “F-35는 이미 해외에서 에어쇼를 통해 공개됐다. 10여년 전 개발 당시부터 개발 업체들이 영상으로 기체를 보여줬다”며 “게다가 유튜브만 봐도 F-35 기체를 볼 수 있는데 보안 때문에 전력화 행사를 못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스텔스 기능(stealth technique)은 항공기나 미사일이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하는 군사 과학 기술이다.

스텔스는 단 하나의 기술이 아니다. 여러 개의 기술이 조합돼 스텔스 기능을 발휘한다. 레이더 피탐지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을 줄이기 위해 음향이나 열을 줄이는 물질이 동체에 칠해진다. 반사 면적을 줄이는 설계가 적용된다. 비금속성 재질이나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재질도 활용된다.

스텔스 기술을 최초로 알아낸 것은 옛 소련이었다. 1962년 소련의 한 과학자가 레이더 피탐지 면적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공식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소련에서 인정 받지 못했다. 이 논문은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 최초의 스텔스기인 ‘F-117’ 개발에 일조한다.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은 1983년 세계 최초의 스텔스기인 F-117 나이트호크를 개발해 미 공군에 공급했다. F-117 개발은 1974년부터 시작됐지만 미 공군은 비밀에 부쳤다. 미군은 1988년에 이르러서야 개발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이 F-117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스텔스 기술의 핵심이 기체 외관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평면을 조합한 다이아몬드형 동체에 답이 있다. 이 동체 형태는 레이더 피탐지 면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이다.

스텔스기의 위력은 1991년 1월 발발한 걸프전에서 입증됐다. 미군의 F-117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던 바그다드를 무너뜨렸다. F-117 42기가 1200여회 야간 출격해 2000t 이상의 레이저 유도 폭탄을 투하해 85% 이상 명중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군의 스텔스기 손실은 없어 화제가 됐다.

이후로도 미군의 스텔스 기술은 발달을 거듭했다. 미군은 1997년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를 개발했다. F-117은 공대공 전투 능력이 없었지만 F-22는 스텔스 능력을 갖춘 데다가 전투 기동까지 가능한 명실상부한 전투기다.

F-22는 레이더 탐지율과 함께 적외선 탐지율도 낮춰 진정한 의미의 스텔스 기능을 발휘하는 기종이다. F-22의 전체 레이더 피탐지 면적은 곤충보다도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F-22에 자극 받은 다른 나라도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미국에 대항할 수준은 못 된다. 러시아는 SU(수호이)-57, 중국은 젠-20 등 차세대 스텔스기를 각각 개발했지만 본격적인 실전 배치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우리 군이 이번에 실전 배치한 F-35는 F-22의 보급형 기종이다. F-35는 미군의 주요 전투기를 대체하는 기종이다. F-35는 미 공군의 F-16 전투기와 A-10 공격기, 그리고 해군과 해병대의 F/A-18 호넷, 해병대의 AV-8B 해리어Ⅱ 등 각 군이 운용 중인 전투기들을 대체할 예정이다.

F-35는 3가지 형태로 개발됐다. 기본형인 F-35A 전투기는 통상적인 이착륙 방식 전투기다. F-35B는 단거리 이륙과 수직 착륙이 가능한 기종이다. F-35C는 군함에 탑재되는 함재기다.

F-35는 앞으로 우리 군뿐만 아니라 영국과 이탈리아, 호주, 터키, 캐나다,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에서 주력기로 활용될 전망이다. F-35가 F-16을 뛰어넘는 베스트셀러 전투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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