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병원에서 어깨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다 최근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67·수감 중)은 여전히 어깨가 불편해 주 2회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대통령은 수술을 받은 왼쪽 팔을 아직 어깨 위로 들어올리기 힘들고, 오른쪽 팔도 일반인에 비해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잘 아는 한 인사는 “하루 이틀 만에 생긴 병이 아니라 오래 동안 묵혀온 병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7년 3월 31일 구속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은 25일 성탄절에 1000일째 수감 생활을 맞게 된다. 수감 기간 허리 디스크와 어깨 통증 등으로 외부 진료와 구치소 방문 치료를 받아 왔다. 하지만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근육인 회전근개가 파열돼 왼쪽 팔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수감 900일째였던 올해 9월 16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다음 날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이 병원 21층 VIP 병실에 입원해 재활 치료를 받다가 입원한 지 78일 만인 이달 3일 퇴원해 구치소에 재수감됐다.
박 전 대통령은 극도로 외부와 차단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가족은 물론 정치인 등 일반인에 대한 접견도 모두 거부하고 있다. 유영하 변호사와 일주일에 2번 접견을 하는 게 전부다. 유 변호사는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형사재판을 받기까지 줄곧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아왔다.
박 전 대통령은 독방 내에서 텔레비전 시청도 하지 않는 등 뉴스를 전혀 접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책도 유 변호사가 넣어준 영어사전만 읽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치소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운동 시간에도 다른 수용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외부 소식을 접하는 건 유 변호사가 접견을 통해 전해주는 이야기와 지지자들이 보내주는 편지를 통해서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지지자들의 편지를 꼼꼼히 챙겨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편지에 대한 회신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를 받기 위해 유 변호사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수감 1000일을 앞둔 박 전 대통령은 가장 오랜 기간 옥살이를 한 대통령이다. 역대 대통령 중 수감 생활을 한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 전 대통령 등 4명이다. 전 전 대통령이 751일, 노 전 대통령이 768일, 이 전 대통령이 350일 동안 수감됐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연말에 풀려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하지면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사면의 경우 형이 확정돼야 가능한데 국정농단 사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의 파기환송심이 아직 진행 중이다. 형 집행정지의 경우 박 전 대통령 측이 건강 문제를 들어 올 4월과 9월 두 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은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가 아니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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