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도발 가능성을 밝힌 성탄절이 임박한 가운데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일부 활동 정황이 포착됐다고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19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앞서 7일과 13일 북한이 ‘중대한 시험(엔진시험)’을 진행한 곳에서 지속적인 움직임이 관찰되면서 연말 추가적인 엔진시험 등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38노스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시험장 내 이동식 구조물은 17일까지는 수직 엔진 시험대와 떨어진 채 포착됐으나, 18일엔 붙어 있는 채로 그 모습이 촬영됐다. 시험대 북쪽 보안 초소에선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이동식 구조물은 최근 급격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 구조물은 이달 11일엔 시험대와 인접해 있는 모습이 확인됐으나, 13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엔진으로 추정되는 새 엔진을 시험한 뒤인 15일에는 다시 떨어진 채로 포착됐다. 하지만 불과 사흘 뒤인 18일 다시 시험대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다만 38노스는 북한이 동창리에 위치한 또 다른 주요 시설인 서해위성발사장에선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위성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면 발사대 인근의 수풀을 치웠을 것”이라며 “아직 이러한 움직임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공개적인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군사시설에서 지속적인 움직임을 노출시키자 ‘새로운 길’로 향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노동당 전원회의를 이달 하순 예고한 만큼 당장 21일 회의가 열려 중대한 결정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그러나 북한이 연말 도발을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14일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의 담화를 마지막으로 일주일째 미국을 향한 ‘담화 비판’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비건 부장관의 대화 제의가) 정말 싫었다면 즉각 반응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또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신년으로 대화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조용한 군사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앞서 13일 미 공군 코브라볼(RC-135S) 정찰기를 한반도 정찰 작전에 투입시킬 때 위치 정보를 노출시켰다. 그러나 이후 19일 미 해군 소속 EP-3E 정찰기 1대가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되기 전까지 6일 간은 미 정찰기의 한반도 내 행적이 민간항공추적 사이트를 통해 확인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미군이 그간 항적을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전략을 쓰다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의 동북아 순방을 기점으로 항적 노출을 자제하는 전략으로 돌아선 듯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23,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한중일 정상회담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한 소식통은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 추가적인 중국, 한국의 입장을 북한이 지켜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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