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근 상황 北에도 이롭지 않아”…시진핑 “지역 평화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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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3일 13시 26분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일본 오사카시 웨스틴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6.2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일본 오사카시 웨스틴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6.27/뉴스1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을 갖고 북미 비핵화 협상 등 한반도 정세와 양국 관계 증진 방안 등 주요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6번째이자, 지난 6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 계기 회담에 이어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북한이 자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와 관련해 “올해 한중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많은 성과와 변화들이 있었다”며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불을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의 꿈(中國夢)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멀어진 한중 관계 회복을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주석님과 내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며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고 시 주석의 내년 조기 방한을 공식 요청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며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거듭 한중 관계 회복을 희망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중한 양국은 아시아에서 나아가서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우리는 양자관계가 보다 더 좋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현재 세계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 우리는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며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님과 양자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환영하며 “이번 방문은 대통령님이 두 번째 중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중한 관계가 발전하고 중한일 3국의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 회담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집중 논의를 이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간 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연말이 다가올수록 높아지고 있는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에 대해 시 주석이 어느 정도의 우려 목소리를 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양국 갈등 및 중국의 비공식적 한한령(限韓令·한류 규제) 문제, 시 주석의 방한 등 양국 관계 회복 방안에 대해서도 진전이 있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 이어 오찬을 가진 뒤 바로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로 이동해 리커창 총리와 회담 및 만찬을 갖는다.

(베이징·청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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