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겠다고 예고했던 북한이 25일 오전까지 별다른 움직임이나 메시지 없이 잠잠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이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이 성탄절을 전후로 군사 도발에 나설 것이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북한이 예상과는 달리 침묵을 길게 지키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전날(24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이 북미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함에 따라 북한도 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우리는 한반도 평화가 3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고 북미(가) 조속한 대화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우리는 다시 한 번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 공동의 목표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우리는 다함께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일치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3일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최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교착상태에 이른 데 대해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중국과 한국은 북미가 대화의 모멘턴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과의 혈맹 관계를 부각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중재 움직임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청두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됨을 이유로 북한이 성탄절을 전후로 한 도발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기도 했다.
한중일 3국 정상이 비핵화 협상 진전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힐 ‘새로운 길’에 대해서도 수위 조절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중국의 중재 움직임을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침묵이 언제쯤 깨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14일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의 ‘중대한 시험’ 진행 담화 발표 이후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22일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보도 외에 현재까지 전원회의 소집 등에 대한 소식도 전해지지 않으면서 북한의 연말 동향에 촉각이 세워지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취재진의 북한 성탄절 선물에 관한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닌) 좋은 쪽으로 놀라게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김 위원장이 내게 ‘아름다운 꽃병(beautiful vase)’을 보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