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15번째 주자로 나서 종료 시한인 26일 0시까지 토론을 이어가며 선거법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로 기록됐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에 이어 이날 오후 7시7분 단상에 선 김태흠 의원은 이날 0시까지 4시간53분 동안 토론을 벌였다.
김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며 “크리스마스에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민주당은 개혁법이라고 한다. 바꾼다고 다 개혁이냐. 이것은 개악이고 악법이다”라고 비판하며 포문을 열었다.
초반 선거법·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내용·절차상 부당함을 비판하는데 주력했던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문희상 국회의장, 민주당등 패스트트랙 공조세력 등을 전방위적으로 비판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이라고 하는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비리 감찰 무마 의혹 하나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과 얽혀있는 부분보다도 더 큰 비리”라며 “이런 부분을 덮기 위해 공수처를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토론 중반 의장석 사회자가 주승용 국회부의장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으로 교체되자 기다렸다는 듯 “듣기 거북하더라도 몇 말씀 드려야겠다”며 “선거법을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한 것은 법의 취지에 어긋난다. 여기에 문제가 없다고 하면 문 의장이 제대로 의정활동을 안 하는 것이고 존중 받을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겨냥해선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민식이 엄마, 아빠 모셔다 울게 시키고 그런 쇼를 하지 마라. 우리는 그런 쇼를 하지 않는다. 야당이라고 하더라도”라며 “그 법안(민식이법)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법이었다. 하루이틀 사이 통과될 법안이었다. 그런데 국민한테는 민생 법안이라며 우리(한국당) 때문에 발목이 잡힌다고 했다”고 반발했다.
선거법 공조세력 야권에 향해서도 “정동영 평화당 대표,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집에 일찍 가셔야 할 분들이 뒤에서 조종하고 이 정치판을 흐려놓고 있다”며 “후배 의원들이 당리당략에 의해 그런 말을 하더라도 이건 정도가 아니라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패스트트랙 제도는 민생법안 위해 꼭 필요할 때 쓰라고 도입한 제도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이 좌파독재 연장을 위한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국민의 심판이 두려워 총선에서 대패하는 것을 모면하려고 연동형 비례제라는 꼼수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모면하려 잔꾀를 부린다면 확실한 결과가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당이)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함께 엿바꿔 먹기 식으로 뒷거래해 2개 악법을 강행 처리한다면 여러분들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번 임시회의 회기를 25일까지로 정한 회기결정의 건이 의결됨에 따라 김 의원을 끝으로 지난 23일 오후 9시49분부터 26일 0시까지 총 15명의 주자가 나서 50시간11분 가량 진행된 선거법 필리버스터는 자동 종료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소집 요구해 26일부터 시작되는 새 회기의 임시국회에서 본회의가 개의되고 공수처법이 상정될 경우 한국당이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국회는 종전이 아닌 짧은 ‘휴전’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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