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 기자단 공동 인터뷰
황성운 주일한국문화원장 "日 지역 관광 타격 심해"
日료칸 운영자 "28년간 한일 관계 악화 영향은 처음"
가고시마현 "비행기 운항 횟수 감소…숙박 프로모션"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한국에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뒤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일본 관광업계가 시름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인 관광객 감소를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외국인 여행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전년 대비 65.1% 감소한 2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인 관광객 감소세(66.4%)에 육박한다.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중 중국인은 75만명, 대만인은 39만명이었다. 지난해까지는 방일 관광객 2위는 한국이었다.
황성운 주일한국문화원장은 지난 17일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으로 도쿄를 방문한 한국 외교부 기자단과 만나 “한국에서 일본으로 오는 사람이 65% 줄어 600만명이 안 될 것 같다”며 “상반기까지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7월 이후 10월, 11월에 빠졌다. 일본의 지역 관광 타격이 심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본 여행객 1위가 중국, 2위가 한국이다. 중국은 대도시 위주이고, 한국은 재방문객이 많아서 지방을 많이 간다”며 “후쿠시마, 돗토리, 삿포로도 많이 간다. 후쿠오카도 외국인 관광객이 55%가 대부분 한국인인데 지금은 많이 안와서 지역에 타격이 있고,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마모토현에서 28년째 히토요시 료칸을 운영하는 호리오 사토미씨는 “지난 7월 부산에서 20명이 숙박을 예약했는데 여행사에서 ‘한·일 관계가 너무 안 좋아 취소한다’고 팩스가 왔다. 그 뒤로 12월 예약까지 모두 취소됐다”며 “너무 명확해서 놀랐고, 충격이 컸다. (한일 관계) 영향이 깊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1월에서 4월까지 6개월간 전체 숙박의 40~50%가 한국 손님이다. 전체 손님 중 30%가 외국인이고 그 중에 80%가 한국 관광객”이라며 “28년 만에 이런 한일 관계는 처음이다. 이번엔 정말 다르다. 감정이 격화되고 실질적으로 영향이 있었던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한국 관광객이 감소로 지역 경제 타격이 우려되며 일본 지방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이치 우치야마 가고시마현청 국제교류과 과장은 기자들과 만나 “비행기 운항 횟수가 지난해 많은 때는 1주에 18번이었지만 현재는 6번 운행하면서 관광객이 줄었다”며 “11월부터 2명의 숙박객이 예약할 경우 1만엔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한국 골프 관계자를 초대해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며 인적 교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양 정상은 곧 개최하게 될 도쿄올림픽을 통한 스포츠 인적 교류의 중요성을 공감하며, 많은 국민들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경주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국 청두(成都) 세기성(世紀城) 박람회장에서 열린 ‘제7차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기조연설을 통해 “인적교류는 3국 협력의 기반”이라며 “정부 간 관계의 어려움에 직면해도 인적 교류는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관광객 급감 관련 한국에 압박을 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일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국 관계의 미래를 위해 상호이해의 기반이 되는 국민 간 교류와 지자체 간 교류는 앞으로도 확실히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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