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내년 1월7~8일 이틀간 열린다. 단 필요시 차수변경을 통해 9일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나경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광온·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에서 첫 회동을 갖고 청문회 운영일정 등을 이같이 합의했다.
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접수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지난 20일 접수됐으며 내년 1월8일까지는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특위는 당초 청문회를 내년 1월2~3일 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상정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비정상적 의사진행이 이뤄지고 있는 국회 상황을 감안해 일정을 연기했다.
나 위원장은 회동 뒤 브리핑을 통해 “실질적으로 인사청문회요청서가 제출된 것이 지난 20일 오후 늦게였고 청문특위 위원 선임도 각 정당이 다소 늦어진 부분이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24일이 돼서 위원 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국회법에 따르면 (청문요청안이 제출된지) 이틀 안에 위원이 선임돼야 하는데 다소 늦어졌기 때문에 1월2~3일 청문회를 하면 부실한 청문회가 예상된다”며 “따라서 최대한 기간을 늦춰서 좀 더 내실있는 청문회를 하고자 1월7~8일 양일간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여야는 또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내년 1월8일까지는 끝나야 하지만 차수변경을 통해 9일까지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합의했다.
나 위원장은 “총리 인사청문회는 통상 3일 이내의 범위로 하기로 돼 있지만 주로 이틀 동안 한 경우가 많이 있다”며 “이번에는 이틀을 하되 질의가 더 있을 경우에는 3일로 차수변경을 해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위는 오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문회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비롯해 위원장 및 간사 선임 건, 자료제출 및 증인 등 출석요구 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청문회장에 들어설 여야 선수들도 모두 확정됐다. 기존에 민주당과 한국당이 발표한 위원 외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초선)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초선)도 청문특위에 참여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특위는 민주당 6명, 자유한국당 5명, 바른미래당 1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3명으로 꾸려진다. 비교섭단체의 경우 국회의장이 위원을 지명한다.
앞서 민주당은 청문특위 위원으로 박병석(5선)·원혜영(5선)·박광온(재선)·신동근(초선)·박경미(초선)·김영호(초선) 의원을 선정했으며 한국당은 나경원(4선) 위원장을 비롯해 주호영(4선)·김상훈(재선)·김현아(초선)·성일종(초선) 의원을 배치한 바 있다.
총리는 장관들과 달리 청문회 외에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하다.
민주당 간사인 박광온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 일정에 합의하게 돼 다행이고 원만하게 청문회가 진행돼 청문경과보고서까지 원만히 채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야당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청문회 일정 확정을 환영했다.
반면 한국당은 입법부 수장이었던 전직 국회의장의 행정부행(行)을 철저히 파고들 것을 예고하면서 송곳 검증을 별렀다.
한국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국회의장을 역임하고 행정부의 2인자로 가는 게 삼권분립에 합당하냐. 특히 내년 총선과 관련해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및 정세균 총리 후보자 지명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선거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며 “이런 문제 의식 하에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장을 역임한 분이 총리로 가는 것에 문제가 없는지 헌법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후보 개인의 여러가지 경력과 관련해 의장 재임 시절에 결정했던 내용에 대해 필요한 증인들을 채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가 억대의 빚을 20년 가까이 갚아오지 않다가 총리 지명 직전에 일괄 변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20년 넘게 사인(私人)간 채무 관계가 이어지다가 총리 지명 10일 전에 3억5000만원을 일시 변제한 것이 정상적 거래 관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변제한 금액 출저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또 일시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면 왜 20년 간 (채무관계가) 지속돼 왔는지 의문이 있다. 청문회 때 후보자에게 직접 질의해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간사도 국회의장 출신인 정 후보자의 총리 지명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행정부를 갖고 사법부를 장악한 다음에 국회까지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문제 삼으면서 “그에 대해 많은 검증이 이뤄져야 할 것이고 본인은 어떤 헌법적 가치와 정신을 갖고 있기에 수락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물어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채무 변제와 관련해서는 “수십년 간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법적으로 투명하게 이자를 지급하면서 채무 관계를 유지해 왔느냐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자금의 출처도 중요하다. 오랜 기간 적절하게 본인 돈으로 이자를 지급했는지 따져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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