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즉시 수사처에 통보? 살아있는 권력 수사 못 해"
"검사 자격 요건 완화=말 잘 듣는 사람 써먹겠단 것"
자유한국당이 26일 ‘4+1’ 협의체가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심각한 독소 조항을 담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법을 처리하고 나면 올라오는 게 공수처법이다. 어마어마한 괴물”이라며 “이 공수처법이 현 상태로 통과되면 한국은 공수처 왕국이 된다. 모든 권력을 한 손에 틀어쥘 제왕적 권력 기구가 탄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3개 조항에 대해 ‘독소조항’이라고 규정하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 “공수처 입맛대로 수사할 것인지 압수수색할 것인지 공수처가 결정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를 전혀 못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직 내 마음대로 선택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반대해서 누굴 죽여야하겠다는 경우에만 수사를 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사 자격 요건에 대해 재판, 수사, 조사 업무 실무경력을 10년에서 5년으로 완화한 것과 관련해선 “이런 상상을 하기 싫지만 자기 입맛에 맞는 젊은 검사들 대거 등용시켜 특정 성향 사람들을 대거 등용해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수사관 자격은 조사, 수사, 재판 업무 경력을 5년 이상으로 제한했던 원안이 7급 이상 공무원으로 바뀌며 조사, 수사업무 경력 기간 제한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선 “전문성을 빼고 말 잘듣는 사람을 정치적으로 써먹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 비리 수사를 전혀 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이 공수처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 게슈타포를 만들겠단 의도에 다름 아니다”라며 “결국 정치를 잘해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부정부패, 비리가 없는 정부가 아니라 검찰 권력을 틀어막아서 강제적으로 못하게 막는 시커먼 시궁창을 위를 깨끗하게 덮은 것인냥 포장하겠단 의도”라고 비난했다.
검사 출신의 김도읍 의원은 “수사 자격 요건을 완화한 것은 정권에 충실한 충견들을 넣을 수 있는 길을 넓힌 것이다. 결국 집권세력이 공수처를 몰아붙이는 것은 사건을 넘겨받아 국민 몰래 정권에 반하는 검사, 판사, 경찰 정적을 손쉽게 제거하겠다는 속셈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민주당과 군소 야합 세력들은 염치를 좀 가져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5년 이상 재판 업무는 세월호 조사위원회, 과거사 위원회 이런 곳이 3년 하고 끝나서 5년 경력이 안 되는 자들이 많다”며 “그분들을 몽땅 끌어들여서 활개치게 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의심했다.
그는 “오로지 자기 권력 유지에 방해되는 사람을 때려잡고 첩보 차원에서 첩보 내사 단계에서 이미 수사기관이 모든 정보를 입수해 필요한 첩보는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폴포트 킬링필드식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않나”라며 “(공수처에 대해) 몇달 과정을 거치면서 현 정권 생각이 더 악랄해졌다. 이 속에서 수정안을 만들고 있다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일갈했다.
한국당은 공수처법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법안을 두고 4+1협의체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다고 설명했다.
심 원내대표는 “대화가 오가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김 정책위의장은 “공수처 부분은 청와대에서도 상당히 관심있어서 관계자 참여한 상태에서 상당 부분 이야기가 오갔고 저희도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합의문 이르지 않았지만 합의사항 담은 문건도 교환했다”며 “그런데 이후에 4+1이란 불법단체 행태와 예산 날치기 통과, 선거법 날치기 처리 시도를 거치며 사실상 그 과정이 진척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당에선 협의 과정을 무효화하고 더 나아가 협의를 부정하기 위해 사적인 대화였다고 말하기 때문에 제가 허깨비를 만나서 얘기한 꼴이 됐다”며 “오늘도 4+1에 가담하고 있는 관계자와 여당 관계자와 대화했지만 여전히 공수처 처리에도 큰 진전이 없었다. 선거법도 큰 진전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