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잠정 합의’가 필요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6일 오후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북한이 ‘새로운 길’을 본격화하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복잡성이 심화됐다”며 “상황 악화를 막고 협상 동력을 살리기 위해 최종합의로 가는 징검다리로 잠정 합의,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모두스 비벤디란 어려운 협상을 할 때 서로 합의할 수 있는 것부터 합의해 대화 동력을 살리고, 협상을 진전시킬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3월 청와대가 처음 꺼냈던 ‘조기 수확(early harvest)’이란 비핵화 접근법과 유사하며,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기자회견에서 밝힌 “타당성 있는 단계와 유연한 조치”와도 맞닿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을 밝힐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대화에서 이탈하지 말라”고 한미가 거듭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 정부도 주목하고 있다”며 “다양한 창의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부 대북 제재 면제나 유예도 전략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통일부의 신년 3대 목표로 △평화경제와 접경지역 협력 △교류협력의 다변화와 다각화 △남북협력 위한 국내외 기반 구축을 제시했다. 특히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DMZ 평화지대화를 강조했다. 그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관련해 “(지난해 남북 공동조사 이후) 추가적인 정밀조사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그 절차를 추진할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강조한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에 대해선 “첫 단계로 DMZ 남북공동실태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실태조사 내용은 DMZ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남북 공동 등재하는데 기초 자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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