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리비아통합정부(GNA)의 요청에 따라 리비아에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터키군의 파병이 이뤄질 경우 중동 강대국들이 대거 개입돼 있는 리비아 내전이 한층 심화되며 중동정세를 더욱 불안하게 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파예즈 알 사라즈 리비아 총리가 파병을 요청했고, 우리는 모든 형태의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터키)는 초대 받는 곳에 가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안 갈 것”이라며 “리비아에는 (GNA의) 초청이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GNA는 터키의 군사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혀왔다. 특히 GNA는 자신들이 약세를 보이는 공군력과 관련된 터키의 군사 지원을 받는데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터키와 GNA는 지난달 27일 안보·군사 협정을 체결했다. GNA의 요청이 있을 경우 터키가 군사 장비와 훈련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엔이 인정한 합법 정부안에 따르면 GNA는 터키와 카타르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GNA에 대항하는 리비아 동부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사우디, UAE, 이집트는 카타르 단교사태를 주도한 나라들이고 카타르는 단교 뒤 사우디의 지역 라이벌인 터키와 이란과 관계를 강화해 왔다. 또 사우디, UAE, 이집트가 이슬람 근본주의 정치운동세력인 무슬림형제단에 비판적인데 반해 카타르와 터키는 이들에 우호적이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이 확산될 때도 카타르와 터키는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이었고 사우디 등은 비판적이었다. 자칫하면 리비아에서 양진영의 대리전 성격을 지닌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최근 화해 분위기가 감지되는 카타르 단교사태가 리비아 사태로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이 세력 다툼을 하는 내전 상황을 겪어왔다. 올 4월에도 하프타르 진영 부대들이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해 지금까지 1000여 명이 숨졌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달 12일에도 다시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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